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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

[금융 사각지대를 없애라②] 장애인도 편한 금융환경,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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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NK금융 경남은행의 시각장애인·청각장애인·휠체어 이용 장애인을 위한 현금자동입출금기

청각 장애인에 ARS 추가 인증 요구·점자 서비스 부족 등 문제

보이는 ARS·장애인 전용 ATM기기 등 금융서비스 개선 '시동'

신체 장애가 있는 금융소비자에 대한 은행의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은행권에서는 핀테크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빠르고, 편하고, 안전한' 서비스 도입에 속도를 내는 추세지만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는 여전히 더디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권고 조치를 비롯해 이달부터 비대면 실명확인제가 도입된 만큼 장애인에 대한 서비스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청각장애인에 ARS 서비스? 

청각장애인 김 모씨(31)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인터넷 뱅킹을 선호했다. 그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금융 거래를 할 수 있어 '편한 세상'이 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김씨의 편한 세상은 오래 가지 못했다. 작년부터 확대 도입된 ARS 추가인증 때문이다. 

김 씨는 "작년부터 금융 관련 일을 처리할 때마다 ARS 인증으로 본인 확인을 해야만 해서 너무 불편하다"며 "혼자 살고 있어서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어렵다. 민원을 넣었지만 SMS 인증은 보안이 취약하다는 이유로 ARS 인증을 고수한다는 입장을 전해 왔다"고 말했다. 

은행 등 금융회사들은 지난해부터 ARS 본인 인증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13년 9월 금융위원회가 공인인증서만으로는 전자 금융사기를 막기 어렵다는 이유로 모든 금융회사에 '추가 본인 인증' 절차를 추가 도입토록 한 데 따른 것이다. 그 결과 대부분의 은행이 인터넷뱅킹, 본인 확인, 공인인증서 발급 등에 ARS 본인 인증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ARS 인증은 인터넷이나 모바일에서 계좌이체를 할 때 ARS에서 불러주는 번호를 듣고 일정 시간 안에 다이얼 버튼을 눌러 인증을 완료하는 방식이다.

◆금감원, 장애인 고객응대지침 마련 등 권고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지난 9월 '고령자·유병자·장애인 등을 위한 금융 서비스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금융회사 일선 창구에서 준수해야 할 장애 유형별 세부 고객응대지침을 마련토록 한 것. 또한 각 점포별로 장애인에 대한 응대 요령을 숙지한 직원을 1명 이상씩 배치토록 했는데 이는 대형은행의 거점점포 위주로 시범시행 후 전 은행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점자로 민원을 접수받고 회신방법을 점자·음성녹음·확대문자 등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개선된다. 또 청각장애인의 경우 점포 방문 거래 시 통신중계서비스(손말이음센터)를 활용해 화상이나 수화로 금융거래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은행, 장애인 위한 서비스 '시동' 

은행권에선 장애인 대상 고객서비스를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1월 6일 언어(청각) 장애인을 위해 상담센터에 수화상담이 가능한 상담사 2명을 배치했다. 수화 상담을 원하면 화상전화기 'See Talk(070-7451-9780~1)'을 통해 실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또한 ARS 추가 인증에 대한 청각 장애인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보이는 2채널 ARS 인증' 방식도 있다. 전화를 받기만 하면 바로 화면에 인증번호 창이 나타나기 때문에 따로 음성 안내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 시각 장애인을 위해서는 통장용 점자스티커와 ARS 세금납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비대면 채널을 수월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인터넷뱅킹과 스마폰뱅킹에 '센스리더'를 적용했다. 마우스를 갖다 대면 음성 전환되는 방식이다. 인터넷뱅킹의 경우 지난 2012년부터 스크린 리더를 적용했다. 스마트뱅킹은 지난 2013년부터 '톡백(안드로이드 전용)', '보이스오버(아이폰 전용)'를 통해 읽어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NH농협은행은 콜센터를 이용해 장애인과 각 지점을 중계하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영업점에서 일부 상품에 가입할 때 상품신청서·설명서 등을 점자로 제공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사내교육 과정에 수화 교육을 신설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했다. 

BNK금융그룹 경남은행은 언어·청각장애인의 원활한 금융서비스 이용을 위해 지난 2012년 11월부터 '수화CS 매뉴얼' 책자를 발간해 전 영업점에 보급했다.

또한 지난 2008년 1월 국내 은행권 최초로 시각장애인용과 청각장애인·휠체어 이용 장애인을 위한 현금자동입출금기(CD/ATM)도 운영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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