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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

[기자수첩] 한화투자증권, 누구를 위한 고객신뢰 회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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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투자증권이 땅에 떨어진 증권사에 대한 고객신뢰를 회복하겠다며 여러 해결책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다른 증권사처럼 단순 구조조정에 나선 것에 대해 '고객신뢰'라는 달콤한 명분을 입힌 것에 불과하다.

한화투자증권 대표는 지난 달 홈페이지에 고객에게 보내는 장문의 서한을 게재했다. '기본으로 돌아가겠다' '회사의 영업 방식을 과감하게 고객 관점으로 개편하겠다' 등 부진한 업황을 타개하고자 하는 의지를 밝혔다.

문제는 방식이 전형적인 '탑다운'적(상의하달식)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뿐더러 고객은 여전히 뒷전이라는 데 있다. 유행을 타는 펀드나 레버리지 펀드 등 복잡한 구조에 손실 위험이 있는 금융상품은 아예 신규 판매를 하지 않겠다니 고객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처사다.

특히 날로 진화하는 글로벌 금융환경에서 이런 방어적인 영업방식은 증권사로서의 직무유기로도 보인다.

소액 개인투자자를 위한다며 내놓은 서비스 역시 투자상담자격을 갖춘 인력콜센터 배치였다. 이미 각종 채널을 통해 방대한 투자정보를 접하는 국내 투자자들은 뻔한 정보가 아니라 글로벌 수준의 고급 금융투자 지식을 원한다.

그런데 투자자 교육 확대가 아닌 콜센터 확대로 대처한다니 이는 고객을 마치 어미새가 먹이를 물어다줘야 하는 존재인 것처럼 수동적인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다.

이런 식의 변화라면 정글 같은 글로벌 금융환경에서 국내 투자자들만 더 고립시킬 뿐이다.

게다가 한화는 업황이 좋을 때엔 가만히 있다가 업황이 좋지 않으니 증권가의 관행을 비판하는 우도 범했다.

진정으로 고객신뢰를 회복하고 싶다면 겸허하고 조용하게 내부의 변화를 꾀하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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