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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김소연 "연기 경력 20년, 진심은 통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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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MBC '투윅스'를 끝낸 김소연(33)은 이제야 한숨 돌린 표정이었다. "정신 없이 지내느라 계절이 변하는 걸 느끼지 못했다. 얼마전 오랜 만에 가로수길을 걷는데 너무 좋았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 한여름 무더위서 원없이 연기

3년 전 SBS '검사 프린세스'에 출연했을 때나 지금이나 늘 한결 같이 겸손하고 활기차다. 몇 달간 밤샘 촬영으로 녹초가 된 가운데, 수십 개의 매체와 만나기를 반복하면 누구라도 지칠 법 한데 힘든 내색 없이 연신 '하하호호' 웃는다.

이번 작품에서 열혈 검사 박재경을 열연한 그는 이날도 "함께 출연했던 (박)하선이와 사흘 전에도 통화했다. 하선이는 물론 (이)준기씨나 (류)수영 오빠 등 출연진이 모두 성격이 좋아 현장에 갈 때마다 즐거웠다"며 화기애애했던 촬영장 분위기를 설명하는 것을 시작으로 수다 삼매경에 빠졌다.

"다들 걱정을 안고 시작한 작품이었는데 잘 끝나서 기분이 정말 좋아요. 그 어느 때보다 원 없이 열심히 연기했고, 무더위도 이겨내서 뿌듯해요. 원래 작품이 끝날 때마다 다음 작품이 없으면 조급함 때문에 3~4개월의 공백을 견디지 못했는데, 이제는 이 기간을 준비 기간이라고 생각하고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 "발성 기초부터 다시 배우고 싶어"

올해로 꼭 연기 경력 20년이다. 중학교 3학년이던 1994년 '공룡선생'에 출연하며 하이틴스타로 주목받은 뒤 '이브의 모든 것' '가을 소나기' 등에 출연했다. 그리고 2009년과 2010년 '아이리스' '검사 프린세스'가 연이어 성공을 거두며 뛰어난 연기력까지 겸비한 인기 여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지금까지 했던 작품들 중에서도 '투윅스'는 가장 고맙고도 아쉬운 작품이에요. 실제의 나와는 너무 다른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서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도 연기가 쉽지 않아 스스로 부족함을 절감한 기회였죠. 보완할 점을 깨달았으니 앞으로 더 나아지지 않을까요?"

연기는 수학 공식처럼 해답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도 하고 저렇게도 하면서 끊임없이 답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20년 경력은 잠시 접어두고 발성 기초부터 다시 제대로 배울 생각이다. "한 소속사에 있는 윤제문·정호빈 선배의 목소리가 워낙 좋아서 배우고 싶다. 말 뿐이 아닌 배우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어느덧 20년이 됐으니 앞으로도 팬들과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모습을 재미있게 지켜봐 주세요. 꾸준히 하면 진심은 통한다고 믿어요. 캐릭터가 나와 맞지 않아 연기를 못 하더라도 다음 작품으로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여유 있게 기다려주셨으면 좋겠어요."

   
 

# "연예인병에서 자유로워 질래"

드라마 종영 후 첫 일정으로 가족 여행 계획을 세웠다. 부모님과 언니, 형부, 조카들과 함께 일주일간 미국 하와이로 떠난다. 미국은 처음이라며 눈을 빛내던 그는 "전작 SBS '대풍수'가 끝나고 가족 여행을 갔는데, 물건보다는 추억이 주는 풍족함이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여행의 이유를 설명했다.

어릴 적부터 화려한 연예계에서 20년을 지내왔지만 사치와는 거리가 멀다. 요구르트 유통기한이 일주일이 지나도 괜찮다며 마실만큼 근검절약하는 어머니 덕에 검소함이 몸에 배었다. "집에 고등학생 때부터 쓰던 14년 된 색조 화장품이 아직도 있는데, 이번에 생각난 김에 싹 정리를 해야 할 것 같다"며 멋쩍어했다.

올해로 서른 셋, 요즘 연예인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 삶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고 있다고 했다. "예전엔 배우 김소연이 나를 지배했는데, 이젠 인간 김소연도 소중해졌어요. 남들 눈을 의식하는 연예인병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싶어졌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죠. 그래야 좋은 배우도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탁진현기자 tak0427@metroseoul.co.kr·사진/박동희(라운드테이블)·디자인/김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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