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달 29일 오후 그린피스 활동가 및 시민들이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확대를 통한 기후 변화 해결을 촉구하며 서울 청계광장을 출발해 행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대한민국의 현재 위치는 어디이고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이 같은 질문에 답하기 위해 다른 나라와의 비교는 필수다. 현재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한국은 빛과 명암이 교차하고 있다. 어느 분야에서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앞서고 있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한참 뒤쳐져 있다. 2일 나온 한국에 대한 평가 중 한국의 원화가 중국 위안화 이후 기축통화 후보 1순위라는 소식은 빛이다. 반면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중이 25년간 1.1%에서 제자리에 머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라는 소식은 한국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다음 기축통화 1순위는 한국의 원화"
미국의 블룸버그는 이날 "한국 원화는 수출 랭킹으로만 보면 중국 위안화에 이어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 바스켓 편입을 검토할 대상 1순위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그 다음으로는 싱가포르 달러와 캐나다달러를 꼽았다.
앞서 IMF는 지난달 13일자 문서에서 "자유롭게 쓸 수 있다고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는 통화들이 있다"고 설명했지만 어떤 통화가 가능성이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IMF 규정에 따르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은 특정 통화의 SDR 바스켓 편입을 위한 전제조건이다. 이 조건을 충족하려면 한 나라의 재화·서비스 수출 규모가 커야 한다. IMF는 '사용 편의성'에 대해 '폭넓게 사용'되고 '폭넓게 거래'되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 현물 시장 거래량, 파생상품 시장 거래량, 적절한 시장 기반의 금리 상품 보유 여부 등의 구체적 기준이 있다. 통화의 바스켓 편입을 결정할 때에 이런 기준을 지나치게 기계적으로 적용하지는 않으며 판단이 필요하다고 IMF는 설명했다.
위안화는 4가지 주요 금융 관련 기준에서 상위 5위에 들지는 못했다. 하지만 IMF는 보고서에서 위안화의 사용이 최근 현저히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화를 비롯해 싱가포르와 캐나다 달러도 IMF의 세부 기준으로는 아직 상위권에 있지 못한 상황이다. IMF는 다음 SDR 편입 통화 결정을 5년 뒤에 할 예정이다. 아직 한국 원화의 SDR 바스켓 편입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많다. 한국 정부는 내년에 중국 상하이에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을 개설하는 등 점진적으로 원화 국제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 재생에너지 비중 OECD 최하위
기후변화는 위안화의 SDR 편입 못지 않게 지구촌의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은 기후변화와 관련해서는 다른 나라 수준에 한참 못 미쳤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15 재생에너지 정보'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1차 에너지 총 공급량(TPES)에서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1.1%로 잠정 집계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국 가운데 최하위였으며 회원국 평균(9.2%)에 크게 못 미쳤다.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는 태양광(열), 풍력, 수력, 조력, 지열, 바이오에너지 등을 일컫는다. 한국은 지난해 기준 전체 발전량 가운데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력 생산의 비중에서도 1.6%로 최하위였다.
한국은 1차에너지 총 공급량 가운데 석유(35.6%)와 석탄(30.5%)의 비중이 특히 높았으며 천연가스(16.3%), 원자력(15.4%), 재생에너지(1.1%), 기타(1.1%) 등의 순이었다. 재생에너지 중에서는 바이오연료 및 폐기물에너지가 72.8%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고 나머지는 수력(12.2%), 풍력(3.6%), 태양광·조력(7.4%), 지열(4.0%) 등의 순이었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중이 현저히 낮은 것은 경제성장에 따라 에너지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경제성 위주로 값싼 원자력이나 석탄화력발전을 대폭 확대해 왔기 때문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한국은 재생에너지 비중은 1990년(1.1%)부터 25년간 제자리걸음만 했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라는 지적이다. 독일은 1990년까지만 해도 전력 생산에서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한국과 비슷했는데 지난해 26.2%까지 올라갔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각국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한국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산 노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는 원자력과 석탄으로 전력을 값싸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을 우선시하고 재생에너지는 부가적으로 다룬다고 지적한다. 정책을 입안하더라도 실질적인 액션플랜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 금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한銀, 비대면 거래 본격 시동 (0) | 2015.12.02 |
---|---|
투자금 돌려주는 헤지펀드…실적 악화에 폐업 속출 (0) | 2015.12.02 |
대형 운용사 '모럴 해저드' 도 넘었다...신한BNP운용 펀드매니저 금품수수 혐의 (0) | 2015.12.02 |
폴크스바겐 사태에도 독일 자동차시장 타격 없어 (0) | 2015.12.02 |
반 지났다… 키워드는 '세대교체' (0) | 2015.1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