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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미묘한 신경전…朴대통령 "혁신·개혁 절박"…鄭의장 "화합이 으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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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과 정의화 국회의장(앞줄 오른쪽),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등 참석자들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메트로신문 연미란 기자]박근혜 대통령과 정의화 국회의장이 4일 신년인사회에서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박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경제개혁 3개년 계획 마무리와 4대 개혁 등 국정구상을 밝히며 직권상정을 우회로 강조하자 정 의장은 "화합이 정치의 으뜸"이라며 사실상 직권상정 불가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미래 세대를 위한 혁신 2016'을 슬로건으로 한 신년인사회에서 "10년 뒤 우리나라가 무엇으로 먹고 살 지, 우리 청년들이 어떤 일자리를 잡고 살아가야 할 지를 생각할 때마다 두려운 마음이 들곤 한다"며 "그 때마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4대 구조개혁을 반드시 마무리해야한다는 절박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이 바라는 경제활력의 불꽃이 일어나지 못하고, 우리 청년들이 간절히 원하는 일자리와 미래 30년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공허한 메아리에 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치가 국민을 위한 일에 앞장서야 하고, 국민의 민생에 모든 것을 걸어줘야 한다"며 "지금 정치권이 스스로의 개혁에 앞장서 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야당의 분당사태와 선거구획정 문제로 인해 상대적으로 쟁점 법안에 대한 관심이 소홀해진 상황에서 정치권에 조속한 법안 처리를 우회적으로 당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활력제고특별법,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제정안 등 법안은 국회 상임위에 계류돼 있으며 노동개혁 5법은 국회 상임위 논의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침체된 경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변화와 개혁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청년일자리, 기업경쟁력 약화, 인구절벽 등 당장 우리가 극복해야 할 내부과제들도 산적해 있고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 역시 잠시도 마음을 놓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일수록 우리가 변화와 개혁을 이루지 못하다면 과거로 돌아가 국가적으로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경제개혁과 국가혁신의 과제들은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는 것들이고, 후손들을 위해 반드시 매듭을 지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의 쟁점법안 직권상정 촉구로 관계가 껄끄러운 정 의장은 정치권의 갈등을 해결할 열쇠는 '화합'이라고 강조하며 직권상정 불가방침 메시지를 우회로 재확인했다. 그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식위정수(食爲政首·먹고 사는 것이 우선)'를 언급하며 "경제가 정치의 머리에 있기는 하지만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역시 화(和)가 정치의 으뜸이 돼야 한다"며 "올해에는 화위정수(和爲政首·화합이 우선)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신년인사회에는 정의화 국회의장,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황교안 국무총리, 이인복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5부 요인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및 원유철 원내대표, 차관급 이상 정부 고위 공직자, 경제5단체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초정 대상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는 위안부 합의 문제와 국회 경색 등을 이유로 불참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야당 지도부가 청와대 신년인사회 불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박근혜 대통령과 정의화 국회의장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 나란히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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