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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봉화 '알프스 특급' 칙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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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코레일

■분천역-체르마트역 결연해 유럽풍 통나무역사로 단장

한적한 산골 오지 기차마을에 아름다운 스위스가 내려앉았다. 올 여름 스위스 체르마트를 꼭 닮은 쌍둥이마을 분천(경북 봉화)을 찾으면 스위스식 휴가를 즐길 수 있다.

한국·스위스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지난 23일 스위스 체르마트역과 분천역이 자매결연을 맺었다. 체르마트는 알프스의 명산 마테호른을 오르기 위한 청정마을로 스위스의 전통 목조가옥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다. 자매결연을 기념해 분천역 또한 스위스식 통나무집 '살레'처럼 꾸몄고, 스위스 기차역의 상징인 시계도 설치했다.

분천역은 코레일의 관광열차 'O-트레인'의 기착지다. 4인 테이블을 기준으로 둘러앉는 연인·가족실, 풍경을 보며 여유롭게 차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카페·전망실 등 다양한 콘셉트로 꾸려졌다. 1일 패스 5만4700원.

분천역에 내리면 80여 가구가 모여있는 작은 마을이 한 눈에 들어온다. 자동차·자전거 대여 서비스인 그린스퀘어를 이용해 아기자기한 마을을 둘러보거나, 차로 15분 거리에 위치한 비동마을로 이동해 '체르마트길'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자전거는 1시간 기준 1인승 5000원, 2인승 1만원. 자동차는 30분당 3000원.

비동마을과 승부역을 잇는 2.2km 길이의 체르마트길은 낙동강 상류의 맑은 물을 끼고 있다. 엉겅퀴·질경이 등 길가에 핀 익숙한 풀과 논·밭 경계목으로 심어둔 대추나무는 어린 시절 향수를 떠올리게 한다.

마을 주민들이 직접 쌓은 승부역 대합실에서 잠시 기다리면 국내 최초 개방형 협곡열차이자 스위스의 협곡열차 '빙하특급'을 연상케 하는 'V-트레인'이 모습을 드러낸다. 에어컨 대신 선풍기가 돌아가는 복고풍의 열차 안에서 알프스 산맥 못지않은 백두대간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다보면 도시의 바쁜 일상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느림의 미학'을 되새길 수 있다. /분천=권보람기자 kwon@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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