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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

블랙아웃 막을 마법배터리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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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A씨는 유난히 무더웠던 올해 여름을 생각하면 끔찍하다. '블랙아웃'에 대한 우려로 정부기관부터 에어컨 가동을 줄이거나, 아예 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집에 돌아와서도 마찬가지였다. 수십만원씩 나오는 전기요금 고지서를 보면서 에어컨 스위치에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앞으로 이런 걱정이 사라질 전망이다. 삼성·LG·SK 등 대기업들이 가정용을 포함한 '에너지 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 ESS)' 분야에 속속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ESS'는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를 뜻하는 말로, 일반 휴대폰용 배터리를 수천~수십만개 분량으로 대형화한 것. 대형화한 배터리를 전력계통에 연결하면, 이른바 '블랙아웃'이라고 하는 전력소모 최고치 돌파현상을 줄일 수 있다. 

특히 가정에 설치해 비상시 정전대비용으로 사용하거나, 값싼 심야전기 이용 및 가정용 태양광 등 자가발전설비에도 이용할 수 있어 1석3조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삼성SDI는 이미 지난 2011년부터 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1년 10월 일본의 니치콘사와 가정용 ESS 독점공급을 시작으로, 지난해 6월 독일 카코사와 ESS 공급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 독일 유니코스사와 미국의 익스트림 파워사, 이태리의 로시니사와 파트너십을 맺는 등 전세계에서 ESS 시장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 CNS는 지난 7월 태양광발전소에 ESS를 구축해 발전소의 전력생산 효율성과 경제성을 극대화하는 '마이크로그리드 솔루션'을 출시했다. 

LG CNS는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구축사업 참여경험을 바탕으로 솔루션을 개발했고, LG솔라에너지의 태안 태양광발전소에 시험 적용해 실증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SK C&C도 강릉시와 함께 '저탄소 녹색도시 스마트 인프라 사업'을 진행하며 ESS를 적용했다. 100kW급 친환경 리튬이온 ESS를 구축해 낮에 생산된 여분의 전기에너지를 배터리에 저장하고 에너지가 생산되지 않는 야간에 활용, 실질적인 에너지 독립성 및 탄소배출 제로화를 구현했다.

유진기업은 '유진에너팜'이라는 자회사를 설립하고,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미 가정용 하이브리드타입 4kwh급 시제품을 완성했고, 100kwh급 빌딩 및 산업용 ESS 시제품도 올해내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 6월 중국 심양에 현지법인인 '심양유진BESS상무유한공사'를 설립했다. 최근 이탈리아·프랑스 등 유럽 업체와 현지 합작법인 설립을 통한 시장진출을 논의 중이며 올해말 미국 일리노이 주정부의 ESS 보급사업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 여름 원전 가동중단 등에 따른 전력공급 불안이 현실화되며 에너지 관련 산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ESS가 고가 배터리를 사용해 도입가격이 높아 본격적인 수요가 발생하고 있지 않지만, 보조금 지급과 세제혜택 등 정책변동이나 전기요금 상승 등 시장환경이 바뀌면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 기자  ksgit@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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