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고객이 한 대형마트에서 과일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영등포에 사는 주무 김모씨(34)는 다가오는 설 차례상을 생각하면 고민이 깊어진다. 설을 앞두고 농축수산물의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오르지 않는 게 없을 정도다. 벌써부터 지갑 열기가 두렵다. "월급빼고 다 오른다"며 한숨만 내쉬었다.
설을 앞두고 차례상 물가에 적신호가 켜졌다. 계란값 인상은 멈출 줄을 모르고 시금치 등 채소, 육류 등 차례상에 올려야 하는 식품들 가격도 줄줄이 상승하고 있다. 차례상을 준비하는 주부들의 소비 부담은 예년보다 급증할 전망이다.
4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설 차례상 재료 가격은 대형 유통업체 가격을 기준으로 ▲달걀(30개·1판) 6332원 ▲사과(5개) 1만3843원 ▲배(5개) 1만8920원 ▲무(1개) 1329원 ▲배추(1포기) 2112원 등의 시세를 보였다. 전통시장에서 차례상 재료를 구매했을 경우 평균 25만7234원을, 대형 유통업체 31만5980원, 가락시장 소매가격 22만7635원으로 각각 조사됐다.
또 지난해 추석 차례상 재료 가격을 대형 유통업체 기준으로 살펴보면 ▲달걀(30개·1판) 5955원 ▲사과(5개) 8637원 ▲배(5개) 1만9151원 ▲무(1개) 2027원 ▲배추(1포기) 5656원의 시세였다.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 17만6974원, 대형마트 35만4296원, 가락시장 소매가격 25만4773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하지만 올해 설을 앞두고 최근 물가는 예년과 상황이 다르다. 그 중 가장 가격 변동이 큰 품목은 역시 계란이다.
4일 기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 집계된 특란 30개 평균 소매가는 8444원이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대형마트에서는 8000원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대형마트보다 물량 공급이 어려운 슈퍼마켓 등에서는 1만2000원 이상의 가격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 마저도 물량이 없어 수요를 맞추지 못하는 상황이다.
약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설에는 전, 떡국, 산적, 동그랑땡 등 계란을 재료로 하는 음식이 많아 계란의 수요가 늘어난다. 이를 염려해 정부에서는 '무관세' 조치까지 시행하며 계란 수입에 혼신을 쏟고 있다.
하지만 수입 계란이 국내에서 복잡한 검역 절차를 거쳐 들어와야 한다는 점, 신선도에 있어 아직 소비자들의 신뢰가 부족하다는 점 등을 감안했을 때 '계란 대란'의 해결점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대형마트에서 수입계란을 판매할 지에 대해서도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
무 가격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뛰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4일 기준 무 1개 가격은 3055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1310원)보다 약 2배 이상 올랐다. 겨울배추와 무가 전년보다 재배 면적이 감소한데다 지난해 말 잦은 강우에 따른 작황 악화로 봄 배추, 무가 출하될 때 까지는 가격이 더 오를 전망이다. 당근과 양배추 등도 마찬가지다.
육류 가격 역시 오르고 있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삼겹살 가격은 1kg당 4372원(냉장), 목살 1만3751원으로 각각 전년 동월 대비 9.6%, 4.9% 상승했다. 돼지고기 수요가 증가하면서 당분간 가격은 지속적으로 오를 전망이다. 수산물 가격 또한 동반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식용유 가격 상승도 문제다. 지난해 남미에서 발생한 대홍수로 주요 산지의 콩 수확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콩 자체 품질도 떨어져 업소용 원유 수급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원유 수급 문제로 국내 식품업체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국내 식용유 제조업체들이 7~9% 가격을 인상한데 이어 다른 업체들도 인상시기와 인상폭을 조율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사과는 풍작을 맞아 가격 부담은 없을 전망이다. 일조량이 급증한 데다 서리나 우박, 폭우 피해가 거의 없어 사과 도매가격은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다만 배는 사과에 비해 생육이 부진해 출하량은 소폭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최근 딸기 등 제철 농산물이 출시되며 과일 수요가 다양한 품목으로 분산돼 가격 상승 부담이 좀 줄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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