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마이 라띠마'로 제2의 배우
인생 연 소유진
소유진(32)이 여자이자 배우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결혼 6개월째로 신혼의 달콤함에 빠져 있는 그는 6일
개봉한 영화 '마이 라띠마'에서 보여준 성숙하고 안정된 연기로 호평받고 있다. 마음의 안정이 연기로도 이어진다는 그는 이번 작품을 계기로 다양한
영화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 분량 작지만 매력적인 영진
'마이 라띠마'는 주민등록마저 말소될 만큼 밑바닥
인생을 사는 수영(배수빈)과 태국 이주 여성 마이 라띠마(박지수)의 쓸쓸한 사랑을 그린 영화다. 소유진은 호스티스 출신의 나래이터 모델 영진으로
출연했다. 고된 서울 생활을 하는 수영의 인생을 바꿔주고, 수영과 라띠마의 관계 변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크지
않은 비중이지만 영화에 결정적인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시나리오를 보는데 한참을 읽어도 영진이 안나오더라고요. 오히려 내 캐릭터에
얽매이지 않고 작품에 빠져서 시나리오를 읽게 됐죠. 나름대로 영화 전체의 그림을 그리면서 읽던 중 영진이 등장했는데 분량을 떠나서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영진이 나오면서 라띠마가 더 불쌍하게 느껴졌고, 영진이에게도 연민이 느껴졌죠."
영진은 화려한 외모와 자신감
넘치고 도도한 행동으로 여러 남자들을 사로잡는 매력을 지닌 인물이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주로 귀엽고 발랄한 매력을 전하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변신이다.
"라디오 DJ를 7년째 하고 있고, 연극도 하면서 정확한 발음에 대한 강박이 있었어요. 그런데 도발적인 여자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리듬을 타듯이 말을 흘리라는 감독님의 섬세한 주문이 있었어요. 툭 던지듯이 대사를 소화하는 거죠. 몸에 딱 붙는 옷을 입거나 슬쩍
노출을 하는 장면이 있어서 촬영 전날이면 온종일 굶어가면서 준비했죠."
배우 유지태의 장편영화 감독
데뷔작인 이 작품을 택한 데 대해 그는 "왠지 유지태 선배는 감독으로 잘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얼른 한발 담궜다. 감독님을 비롯한 제작진과
한 가족이 됐다는 느낌에 뿌듯하다"고 말했다.
# 이번 작품과 결혼이 준 선물
라띠마의 성장을 담은 영화에 출연하며
자신도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하게 됐다.
"영화를 많이 안 해봐 새로운 경험들을 많이 했어요. 굶기도 하고 내 의상을 직접 들고와
촬영하면서 어느 순간 내가 굉장히 긴장하면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걸 느꼈어요. 이전에는 안주하고 그러지 못했던 걸 반성했죠. 지금까지 내가
얼마나 열심히 살아왔나 돌아보게 됐고요. 이 적은 예산으로도 열정적으로 자신의 꿈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모습들을 보면서
감동했어요."
지난달 새 소속사와 계약한 그는 "나를 내려놓고 남들이 나를 떠올리는 이미지에 귀 기울이겠다. 지금까지 내가 고집해서
잘 된 작품이 없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작품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1월 외식사업가 백종원씨와 결혼한 그는 "가정이
생기면서 많이 안정됐다. '어떤 결혼 상대를 만날까'라는 인생의 가장 큰 고민을 해결했다. 일이 잘되니 가정에도 더 집중하게 된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번 영화로 조금이라도 이미지
변신을 했으면 해요. 영화에 대한 욕심이 많이 생겼죠. 급하지 않게 하나씩 배워나가고 싶어요."/유순호기자
suno@metroseoul.co.kr·사진/한제훈(라운드테이블)·디자인/박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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