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슈퍼스타K 3'에서
풋풋한 미모만큼이나 싱그러운 음악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투개월의 김예림이 스무 살 여인이 돼 돌아왔다. 데뷔 앨범 '어 보이스'는 규정할 수
없는 다양한 매력만큼 다채로운 음색으로 빚은 음악들로 채워졌다.
▶ 다른 오디션 출신 동료 맹활약 보면서도
'느긋'
오디션 당시 어울리지 않은 듯 하면서도 절묘한 하모니를 이뤘던 남성 멤버 도대윤이 학업을 위해 미국으로 돌아갔고, 김예림은
'슈퍼스타K 3'가 막을 내린 지 1년 7개월 만에 솔로로 컴백했다. 앳된 얼굴은 사라지고 한결 성숙해진 외모가 눈길을
끈다.
"오디션이 끝나고 경기도 분당으로 전학을 왔어요. 올해 초 졸업할 때까지 학교 생활을 하며 보냈고, 지난해 가을부터 앨범
준비를 시작했어요. 윤종신 선생님과 음악 얘기들을 하다가 선생님이 운영하는 회사(미스틱89)로 소속사를 결정한 게 그
무렵이고요."
해마다 여러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쏟아지는 가수들은 이미 자신보다 훨씬 빠른 걸음으로 종횡무진
활약했다.
"저랑 같이 출연했던 버스커버스커나 울랄라세션 오빠들의 활약을 보면서 흐뭇했어요. 정이 많이 들었으니까요. 마음이 급하진
않았어요. 앨범이 빨리 나오는 것보다 잘 할 수 있는 음악을 선보이는 게 중요했으니까요. 편안한 마음으로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도 즐겼죠.
악동뮤지션이나 방예담, 딕펑스 등 실력 있는 가수들을 보며 느긋하게 때를 기다렸어요."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어떤 기성
가수들의 앨범보다 탄탄한 데뷔작을 들고 나왔다. 수록곡 중 유일하게 도대윤과 함께 부른 '넘버 원'과 또 다른 수록곡 '컬러링'을 선공개 해
음원차트 상위권에 올려놓았고, 17일 출시된 타이틀곡 '올 라잇'은 3시간 만에 6개 음원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 어린 나이에 맞는
감정 살리려 무심한 듯 노래
'올 라잇'은 작사·작곡을 맡은 윤종신이 김예림의 음역에 최적화된 멜로디로 만든 미디엄 템포의 곡이다.
이별 후 아픔을 겪고 있지만 겉으로는 괜찮다고 말하는 여성의 복잡한 감정이 섬세하게 드러난다.
"아직 사랑 경험이 적은 나이지만,
윤종신 선생님은 그런 걸 솔직하게 드러내라고 했어요. 감정의 깊이가 정해지지 않은 모호한 나이라 억지로 연기하려 하지말고 무심하게 내뱉으라고
주문했죠."
윤종신은 오디션 당시 독설을 서슴치 않던 심사위원이었지만 "정말 친근한 분이다. 음악적으로 어떻게 하라는 답을
제시하기보다 힘든 가수 생활을 잘 견뎌나가라는 용기를 줬다"고 말했다.
윤종신 외에 페퍼톤스의 신재평('넘버 원'), 검정치마의
조휴일('컬러링'), 메이트의 정준일('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규호 등 개성 강한 싱어송라이터들이 곡을 썼고, 하림·조정치·이상순 등 실력파
뮤지션들이 앨범 기획부터 완성까지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곡마다 아티스트의 개성이 강하게 묻어나다 보니 제 목소리도 절로 다양하게
표현됐어요. 평소 즐겨듣던 음악을 하는 분들을 제 앨범으로 모두 만나게 되니 더 없이 영광이었죠. 이런 분들과 작업하면서 많은 걸 배웠고, 저도
언젠가는 나만의 음악을 할 수 있는 뮤지션이 되겠다는 각오를 분명히 하게 됐어요."
정식으로 음악 교육을 받은 적이 없지만, 그래서
누구의 목소리도 따라가지 않는 자신만의 색깔을 입게 됐다.
"방송이든 공연장에서든 최대한 많이 제 목소리를 들려드리고 싶어요.
불러만 준다면 윤종신 선생님처럼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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