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일 MC 나르샤가 자신의 과거 연애담을 털어놓고 있다. /손진영 기자 son@
E채널 '연애전당포' 녹화현장 엿보니
스타 솔직 당당 연애경험 고백 줄줄이
연애 상담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 이별만을 다룬 독특한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E채널 '연애전당포'는 사랑의 오작교가 아닌 '사랑과 전쟁'에 더 가깝다. 최근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연애전당포' 스튜디오에선 2·3회 녹화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MC 정형돈과 제아, 광희, 김그림, 피아니스트 윤한, 연애심리상담가 닥터 엘 그리고 아나운서 김경란을 대신해 일일 안방마님 나르샤가 함께했다.
- ▲ "아, 완전 웃겨!" 광희(가운데)가 녹화 도중 웃음이 터지자 제아(오른쪽)가 묘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손진영 기자 son@
- ▲ 사연 주인공의 VCR을 진지하게 지켜보고 있는 '연애전당포' MC들. (왼쪽부터) 닥터 엘, 광희, 제아, 정형돈, 나르샤, 윤한, 김그림./손진영 기자 son@
- ▲ "예쁘게 보여야지~" 녹화 쉬는 시간에 제아가 거울을 보며 머리 손질을 하고 있다./손진영 기자 son@
◆ 쉼없이 쏟아지는 '말말말'
'연애전당포'는 7명의 MC가 둘러앉아 시청자의 사연을 담은 VCR을 본 후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날 녹화에 등장한 '두 얼굴의 여자친구' 사연을 들은 MC들은 경악했다. 광희는 "이런 애는 신상 털어서 다시는 연애를 못하게 해야한다"고 소리치며 큐시트를 집어던졌다. 나르샤 역시 "저 여자분 정말 악질이다"라고 말하며 얼굴을 찌푸렸다. 정형돈은 "이런 건 고민할 필요도 없다"며 모든 패널들은 헤어질 것을 권유했다.
모두가 흥분에 휩싸여 "헤어져"라고 외칠 때 홀로 평정심을 유지하는 이가 있다. 바로 닥터 엘이다. 그는 "다른 프로그램이 남녀 갈등 구도만 그리거나 이성을 유혹하는 노하우만 알려주고 있다"며 "우리는 한 단계 더 나아가 남녀사이가 아닌 실질적인 인간관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고 말했다.
쉴 틈 없이 이어지는 녹화에 제작진은 "쉬었다 가자"고 제안했지만 정형돈은 "이제 입이 풀리기 시작했는데 왜 쉬느냐"며 계속하길 요구했다. 그는 "토크쇼는 흐름이 중요하니까 재밌을 땐 쭉 이어 가는 게 좋다"며 "반대로 잘 안 풀릴 땐 역으로 끊었다 가기도 한다"고 밝혔다.
- ▲ '몹쓸 바이브레이션' 3회 오프닝 때 정형돈이 노래를 부르자 제아가 듣기 싫다는 듯 귀를 막고 있다. /손진영 기자 son@
- ▲ 연애경험이 부족하다는 김그림도 고민 상담에 나섰다./손진영 기자 son@
◆ 이별 상담은 우리에게 맡겨라
정형돈(36·개그맨·유부남)
"이별이라는 아픔을 이야기 하려니 조심스러워요. 녹화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아내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편집됐으면 좋겠네요."
제아(33·가수·언니 담당)
"평소 친구의 연애 상담을 많이 해줘요. 수다 떠는 마음으로 나왔는데 돈도 버니 일거양득이네요. 제가 웃음이 터지면 옆 사람을 때리는 버릇이 있는데 오늘 광희씨 팔에 멍 들었을 것 같아 미안하네요."
윤한(31·피아니스트·훈남)
"제가 훈남인 척 한다고요? 아녜요. 사람은 누구나 다 실수하잖아요. 그런 걸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나쁜 사람은 세상에 없다고."
김그림(27·가수·쑥맥)
"제가 나이에 비해 연애 경험이 부족해요. 그래서 '내가 어떻게 이별 상담을 해?'라고 생각했죠. 근데 친구 만나면 고민 상담 해주잖아요. 그래서 방송도 진짜 친구에게 조언해준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황광희(26·가수·비밀연애전문가)
"전 20대 남성들의 마음을 대변해요. 요즘 연애 스타일을 제가 가장 잘 알지 않을까요? '연애전당포'에서 제 경험을 많이 털어놓는데 회사에선 제 연애 경험을 잘 모르거든요. 혼날까봐 걱정이에요."
닥터 엘(39·심리상담가·배운 사람)
"김 기자님도 연애 상담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
- ▲ 실제 사연 주인공이 촬영된 VCR. 여자친구에게 받은 옷 선물을 전당포에 맡기고 있다. /손진영 기자 son@
- ▲ "에이, 저건 진짜 아니다." 스튜디오 위층에는 모든 상황을 지켜보는 부조정실이 있다. 이 곳에서도 이별 고민을 들으며 함께 고민한다. /손진영 기자 son@
◆ 추억 깃든 물건, 버리지 마세요
연인과의 이별을 고민하는 사연 주인공들은 모두 연인에게 받은 선물이나 추억의 물건을 가지고 전당포를 찾아야 한다. 주인 할아버지는 "차였어요? 찼어요?"라고 질문한 뒤 사연을 듣고 물건의 가격을 책정한다.
방송에 등장하는 전당포는 실제 서울 종로구 낙원동에 위치한 곳으로 두 형제 할아버지가 운영하고 있다. '연애전당포' 관계자는 옛날 느낌이 그대로 살아 있는 전당포를 찾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뒤졌다고 한다. 수소문 끝에 찾은 이 곳은 영화 '아저씨'에 등장할 법한, 철조망이 여전히 남아있는 오랜 역사를 지닌 곳이었다.
관계자는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연기자가 아닌 전당포 주인 할아버지를 캐스팅했지만 첫 녹화 직전 '방송울렁증'이 생긴 할아버지는 '못하겠다며' 자신의 형을 소개시켜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울렁증은 오래가지 않았다. 두 할아버지 모두 젊은이들의 연애 이야기에 관심을 보이며 방송에 나란히 출연하기 시작했다. 주인 할아버지들의 어색한 연기는 '연애전당포'를 더욱 재밌게 만드는 요소다.
이별과 상관없이 물건은 주인이 다시 찾아갈 수도, 맡겨둔 채 두고 갈 수도 있다. 관계자는 전당포에 물건이 많이 쌓이게 되면 프리마켓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명품 코트부터 신발·향수까지 다양한 물건들이 쌓여가는 '연애전당포'에 관심있다면 언제든 문을 두들겨 보라.
- 김지민 기자(lang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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