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여름, 사람들은 연상호(39) 감독의 이름을 확실하게 기억하게 될 것이다. '돼지의 왕'과 '사이비'라는 뚜렷한 색깔의 애니메이션으로 마니아들의 주목을 받았던 그는 올해 마치 작정이라도 한 듯 세 편의 작품을 동시에 선보이며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세 작품 모두 쉽지 않은 도전이라는 점도 놀랍다. (*'부산행'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그 시작은 지난달 20일 개봉한 영화 '부산행'이다. 그동안 애니메이션만 연출했던 연상
"요즘은 좀비물이 장르화되면서 변종이 많잖아요. 그래서 '부산행'은 조금 더 클래식한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좀비물의 핵심은 바로 좀비가 지닌 사회적인 함의라고 생각해요. 요즘의 좀비물은 왜 이런 일이 일어났고 백신은 무엇인지를 중요하게 다루는 반면 고전적인 좀비물은 오히려 인간 군상의 이야기를 중요하게 다루죠. 이번 영화에서 거울의 이미지를 차용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어요. 석우(공유)가 거울을 바라보는 장면이나 유리문을 사이에 두고 인간과 좀비가 서로를 바라보는 장면 등이 그렇죠."
그러나 연상호 감독은 애니메이션과 비슷한 분위기로 실사 영화를 만들 생각이 없었다. 그가 '부산행'에서 의도한 것은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나 '그래비티'처럼 내러티브가 아닌 액션이 중심이 되는 영화였다. '부산행'에 대해 일부 관객들이 "대중과 타협했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도 그는 "애초의 기획 자체가 달랐을 뿐"이라고 답할 따름이다. "NEW('사이비'부터 연상호 감독과 함께 하고 있는 투자배급사)에서도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듣고 당황했어요. 내러티브를 중요하게 여긴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액션으로 달리는 영화를 한다고 하니까요(웃음)."
"'부산행'을 만들면서 좀비 장르를 한국에 안착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런데 좀비 영화를 한 번도 안 보신 분들이 있잖아요. 그들에게 어떻게 하면 보편적인 감정을 전할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그러다 보니 아버지와 딸의 감정이 중요해졌죠. 물론 감성적이기는 해요. 기존 좀비물을 좋아하는 분들은 싫어할 부분이기도 하고요. 그러나 애초에 '부산행'의 기획의도는 특정 부류의 관객이 100% 좋아하는 영화가 아니었어요. 보편적인 관객에 70~80% 만족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자는 것이었죠." (인터뷰②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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