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서 계속) 연상호 감독이 올 여름 선보이는 마지막 작품은 바로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이하 '카이')이다. 그가 이끌고 있는 스튜디오 다다쇼에서 '서울역'과 함께 선보이는 애니메이션이다. '마리 이야기' '천년여우 여우비' 등을 연출한 이성강 감독의 신작으로 연상호 감독은 제작자로 참여했다. 연상호 감독에게는 '부산행' '서울역' 못지않게 중요한 작품이다. (공교롭게도 '카이'는 '서울역'과 같은 날인 오는 18일 개봉한다.)
물론 '카이'는 그동안 연상호 감독이 연출하거나 제작한 작품과 비교하면 언뜻 낯선 조합처럼 보인다. '카이'는 가족 관객을 겨냥한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상호 감독은 가족 애니메이션이야 말로 한국 애니메이션계의 발전을 위해 중요한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카이'를 '부산행' '서울역' 만큼 중요한 작품으로 여기는 이유다.
"가족 애니메이션은 가장 보편적인 시장이지만 아직까지 한국이 선점하지 못한 시장이기도 해요. 그런 보편적인 시장이 탄탄해져야 한국 애니메이션계도 더욱 좋아질 수 있죠. '카이'는 제가 좋아하는 이성강 감독님의 작품이에요. 전작인 '천년여우 여우비'보다는 적은 예산이지만 그만큼 성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어요."
올 여름 연상호 감독이 선보이는 작품들이 흥미로운 것은 그가 지닌 서로 다른 모습이 각각의 작품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실사영화 감독, 애니메이션 감독, 그리고 애니메이션 제작자까지 그야말로 '연상호의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물론 연상호 감독이 보여주는 각각의 모습을 관통하는 한 가지 테마가 있다. 영화든 애니메이션이든 새로운 장르가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다양함이 있는 '판'이 됐으면 하는 것이다.
"마이너한 무언가가 보통의 사람들도 즐길 수 있는 것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중장년층도 즐길 수 있는 장르가 되는 것이죠. 앞으로는 실사영화도 애니메이션도 함께 연출할 생각이에요. 실사영화에서는 애니메이션에서 해보지 않은 것, 그리고 한국에서 대중적이지 않은 장르를 대중적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려고 해요. 할리우드의 B급 장르를 한국식으로 풀어내는 것이죠. 애니메이션에서는 그동안 제가 만들어온 스타일을 계속 이어갈 거예요. 제 입으로 말하면 웃기지만 제가 만든 스타일의 애니메이션은 제가 안 하면 아예 없어지니까요(웃음). 애니메이션 제작자로서는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복잡한 문제를 끈기를 갖고 해결하는데 힘을 기울일 생각이에요. 지금까지 힘겹게 왔는데 포기할 수는 없죠. 보다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제작 환경을 만드는 것, 그것이 저의 개인적인 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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