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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연상호 감독 인터뷰②] 사회 비판적 메시지 담은 '서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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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상호 감독./손진영 기자 son@

(인터뷰①에서 계속) 사실 '부산행'은 이 작품만으로 모든 것을 이야기할 수 없는 영화다. '부산행'은 오는 18일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서울역'과 하나의 '짝'으로 기획된 영화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산행'과 '서울역'을 함께 봐야만 두 작품이 지닌 각각의 의도를 보다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부산행'의 스포일러, '서울역'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이 있습니다.)

'서울역'은 '부산행'의 사건이 벌어지기 바로 하루 전날 서울역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노숙자들 사이에서 이상 바이러스가 퍼져가는 가운데 집을 나온 소녀 혜선과 남자친구 기웅, 그리고 혜선의 아버지 석규의 사연이 그 중심을 이루고 있다. 배우 심은경, 이준, 류승룡이 각각 혜선, 기웅, 석규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서울역'의 시작은 아주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연상호 감독이 2004년에 발표한 단편 '지옥-두 개의 삶'을 마친 뒤 구상한 기획이다. 당시 제목은 '서울역 좀비'였다. 그때 떠올린 아이디어를 다시 끄집어낸 것은 2013년 '사이비'의 개봉 이후였다. 

"'사이비'를 마친 뒤 하고 싶은 작품이 두 개가 있었어요. 하나는 전작들과 비슷한 드라마였고 또 다른 하나는 '서울역 좀비'가 원안인 '서울역'이었죠. 그동안 사회성 있는 작품을 해서 이번에는 '서울역'처럼 장르적인 걸 해보고 싶었어요. NEW와 함께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서울역'의 실사영화 리메이크 이야기가 나왔어요. 하지만 똑같은 걸 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에 '서울역'에서 이어지는 '부산행'을 구상하게 된 것이었어요." 

▲ 영화 '서울역'./NEW

연상호 감독은 '서울역'에 대해 "'부산행'과 마찬가지로 액션이 중심이 되는 영화"라고 소개한다. 다만 '서울역'은 '부산행'보다는 다소 어두운 작품이라는 점에서 '돼지의 왕' '사이비'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제작 또한 '서울역'의 작업이 먼저 진행됐다.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의 촬영 직전까지 작업을 한 작품"이라며 "조금 정신이 없기는 했지만 두 작품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는 것도 느낀 작업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부산행'에 선행하는 작품인 만큼 '서울역'을 보고나면 '부산행'에 대한 작품 해석에서도 새로운 지점이 생기지 않을지 호기심이 생긴다. 연상호 감독은 "그런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두 작품이 정교하게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부산행'은 '서울역'의 시퀄이지만 사실상 옴니버스의 성격이 강해요. 두 작품은 영화 속 사건의 시간 순서만 이어질 뿐 이야기 자체는 전혀 다르니까요. '서울역'의 주된 내용 중에 노숙자 사회와 관련된 이야기가 있어요. '부산행'에 뉴스로 등장하는 시위 진압 모습이 '서울역'의 주된 내용이죠. 아마 '서울역'을 보고 '부산행'을 본다면 그런 부분이 조금 더 눈에 들어오기는 할 거예요. 하지만 두 작품이 정교하게 이어져 있는 것은 아니에요."

'서울역'에서 주인공 혜선의 목소리를 연기한 심은경이 '부산행'의 초반에 등장하는 것도 '서울역'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서울역'의 혜선과 '부산행'에서 심은경이 연기한 인물은 같은 사람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 처음에는 똑같은 인물로 갈까 생각도 했지만 그러면 오히려 이상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의상도 전혀 다르게 설정했고요."

연상호 감독은 '서울역'과 '부산행'이 서로 닮은 듯 다른 모습으로 '짝'을 이룬 작품이 되기를 바랐다. '부산행'의 엔딩이 다소 희망적으로 끝나는 것 또한 '서울역'과의 대비를 위한 선택이다. 

"'부산행'에서는 '서울역'의 반복을 하고 싶지 않았어요. '서울역'을 통해 이미 사회 비판적인 이야기를 담았기에 '부산행'에서는 그런 부분이 덜하게 됐죠. '서울역'의 엔딩은 아주 묘한 느낌일 거예요. 비극이지만 차라리 그 비긋이 나을 수도 있는는 것, 그것이 '서울역'의 기본 콘셉트였거든요. '서울역'이 프랑스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상영됐는데 그때 영화 후반부를 보던 관객들이 경악했다고 하더라고요. 한국 관객들은 어떻게 보실지 궁금해요." (인터뷰③으로 이어짐) 

▲ 연상호 감독./손진영 기자 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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