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서 계속) 사실 '부산행'은 이 작품만으로 모든 것을 이야기할 수 없는 영화다. '부산행'은 오는 18일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서울역'과 하나의 '짝'으로 기획된 영화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산행'과 '서울역'을 함께 봐야만 두 작품이 지닌 각각의 의도를 보다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부산행'의 스포일러, '서울역'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이 있습니다.)
'서울역'은 '부산행'의 사건이 벌어지기 바로 하루 전날 서울역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노숙자들 사이에서 이상 바이러스가 퍼져가는 가운데 집을 나온 소녀 혜선과 남자친구 기웅, 그리고 혜선의 아버지 석규의 사연이 그 중심을 이루고 있다. 배우 심은경, 이준, 류승룡이 각각 혜선, 기웅, 석규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서울역'의 시작은 아주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연상호 감독이 2004년에 발표한 단편 '지옥-두 개의 삶'을 마친 뒤 구상한 기획이다. 당시 제목은 '서울역 좀비'였다. 그때 떠올린 아이디어를 다시 끄집어낸 것은 2013년 '사이비'의 개봉 이후였다.
"'사이비'를 마친 뒤 하고 싶은 작품이 두 개가 있었어요. 하나는 전작들과 비슷한 드라마였고 또 다른 하나는 '서울역 좀비'가 원안인 '서울역'이었죠. 그동안 사회성 있는 작품을 해서 이번에는 '서울역'처럼 장르적인 걸 해보고 싶었어요. NEW와 함께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서울역'의 실사영화 리메이크 이야기가 나왔어요. 하지만 똑같은 걸 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에 '서울역'에서 이어지는 '부산행'을 구상하게 된 것이었어요."
'부산행'에 선행하는 작품인 만큼 '서울역'을 보고나면 '부산행'에 대한 작품 해석에서도 새로운 지점이 생기지 않을지 호기심이 생긴다. 연상호 감독은 "그런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두 작품이 정교하게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상호 감독은 '서울역'과 '부산행'이 서로 닮은 듯 다른 모습으로 '짝'을 이룬 작품이 되기를 바랐다. '부산행'의 엔딩이 다소 희망적으로 끝나는 것 또한 '서울역'과의 대비를 위한 선택이다.
"'부산행'에서는 '서울역'의 반복을 하고 싶지 않았어요. '서울역'을 통해 이미 사회 비판적인 이야기를 담았기에 '부산행'에서는 그런 부분이 덜하게 됐죠. '서울역'의 엔딩은 아주 묘한 느낌일 거예요. 비극이지만 차라리 그 비긋이 나을 수도 있는는 것, 그것이 '서울역'의 기본 콘셉트였거든요. '서울역'이 프랑스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상영됐는데 그때 영화 후반부를 보던 관객들이 경악했다고 하더라고요. 한국 관객들은 어떻게 보실지 궁금해요." (인터뷰③으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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