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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영화 제작자로 변신한 이경규 "내 마지막 목표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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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이 넘도록 연예계에서 정상을 지키고 있다. 이걸로 만족할 법한데, 영화 제작을 겸하더니 이제는 감독 도전까지 외치고 나섰다. 이 남자의 마지막 목표는 과연 무엇일까. 제작자로 변신한 세 번째 영화 '전국노래자랑'의 공개를 앞둔 이경규(53)를 만났다.


- 다음달 1일이 개봉일이다. 흥행 입질이 오나?

글쎄…, 아직은 잘 모르겠다. 기술 시사를 거친 제작진과 출연진끼리는 만족도가 높다. 어느 정도 흥행 성공을 예상한다.



- 요즘 같아선 끊었던 담배 생각이 날 것 같은데.

금연 2년4개월째인데, 그 말을 들으니 갑자기 한 대 피고 싶어진다.(웃음). 다행히 금단 증상은 없지만, 건강이 아주 좋아진 것 같지도 않다.(웃음)




   
 

- 예능 프로그램에서와 달리, 영화 제작자로서의 이경규는 대단히 조심스럽고 소심해 보인다.

영화계에선 주류가 아니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번 영화가 잘 되면 조금은 편안해 지겠지. 아직은 영화인이라고 어디 가서 얘기하기 힘들다.


- 영화에 뛰어들었던 동료 희극인 서세원과 심형래의 좋지 않았던 선례도 영향을 미쳤나?

음…, 물론이다. 투자 유치 등 제작 과정에서 약간이라도 잡음을 남기지 않으려 엄청나게 조심했다. 스태프를 비롯한 영화인들에게 영화 자체를 사랑하는 내 진심을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 영화속 웃음을 유발하는 대목에선 어느 정도 개입했을 것같다. 웃기는 것이야말로 장기 아닌가.

몇몇 장면에선 감독에게 훈수를 두기도 했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촬영장에 간 것도 회식시켜주러 두 세 번 얼굴을 내민 게 전부다. 좋은 스태프와 배우들이 있는데 간섭할 일이 뭐가 있겠나.


- 아내가 운영하는 미용실 '셔터맨'으로 살던 중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하는 주인공 봉남 역을 김인권이 연기했다.

개인적으론 대학(동국내 연극영화과) 후배이기도 하다. 외모를 제외하고 머리와 인간성, 연기력 모두 좋다.(웃음). 개런티는 일부러 한 푼도 안 깎았다. 학연 때문이 아니라 내 영화의 주연이 그런 문제로 기가 꺾이면 안된다고 생각해서였다.


- 연기 잘하고 인간성 나쁜 배우와 인간성은 좋지만 연기는 못하는 배우, 둘 중에 고르라면?

전자와는 일만 같이 하고, 후자와는 술만 같이 먹을 것이다.(웃음) 이 바닥 생활을 좀 해 봐서 아는데, 스타가 되면 어쩔 수 없이 사람이 변하기 마련이다. 한 번 바닥으로 떨어져 봐야 정신을 차린다.



   
 

- 방송에서 말하는 내용과 옷차림을 보면 대한민국의 전형적인 50대 아저씨다. 그런데도 부침 심한 연예계에서 트렌드를 따라잡고 있다.

늙어가면 늙어가는대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괜히 젊게 보이고 싶지 않다. 오히려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또 후배들과 자주 어울리려 노력한다. 지갑을 열면 가능한 일이다.(웃음). 또래 동료들과 친구들을 만나면 자식 키우는 얘기나 하고…, 재미없다.


- 외동딸이 올해 모교 같은 과 후배가 됐다.

자기가 가고 싶다고 하는데 굳이 말릴 필요를 못 느꼈다. 그러나 구체적인 진로에 대해선 한 번도 대화해 본 적이 없다. 알아서 잘 하겠지.


- 기대하는 관객 반응이 있을 것 같다.

만약 영화를 본 사람들로부터 '에이 방송이나 하지'란 반응이 나온다면 최악이다. 결과물의 완성도와 내 진심을 알아준다면 대만족이다. 더 나이 먹고 나서는 본격적으로 감독 데뷔를 준비할 것이다. 아마도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가 되겠지만, 영화 제작·연출·출연을 겸하는 일본 코미디언 기타노 다케시의 작품처럼 아주 차가운 폭력물로 갈 가능성도 있다. 실은 내 안에 아주 잔인한 감성이 있다. 왜 안 믿기나?(웃음)
사진/서보형(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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