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석화 '빨간불'…철강·식품 '표정관리'
삼성·현대차, 환율변동에
충분히 대응가능
"평소 통화다변화 등 환율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구조를 만들었기 때문에 (환율변동시)그때 그때 대응하지
않는다"-삼성전자
"수출면에서 상당히 큰 충격이 있지만, 회사차원의 외화차입금이 상당해 오히려 감소효과가 나타난다. 전체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두산인프라코어
"설탕은 지난해 9월과 올해 3월에 한번 인하하는 등 원화강세로 인한 원자재가 하락효과가
있었다"-CJ제일제당
최근 1달러당 원화가 1062원으로 하락하는 등 원화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업종별로 '3人3色'을 나타내고
있다. 섬유, 전자·통신기기, 석유화학 등 수출주도형 제조업 분야에 빨간불이 켜진 반면 포스코·한국전력·한국가스공사·CJ제일제당 등 원재료를
수입하는 업종의 경우, 내심 원화강세를 반기고 있다.
이에 반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그룹 등 회사 차원의 대응이 가능한 사업자의
경우, 환율변동에 크게 좌우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수출주도형 제조업 '환율 더 하락시 적자'
원화강세에 따라
대부분의 국내 수출주도형 제조사업자는 적자구조에 직면한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월 1135원에서 8월 1120원에 이어 11월
1062.0원에 이르는 등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전경련 조사결과 국내 제조업의 원/달러 환율의 손익분기점은 1066.4원으로
나타났다. 현 상황에서 원화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경우, 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달러 환율이 10% 하락하면 제조업 수출액과 영업이익율이
각각 4.4%, 0.9%p 하락 및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전자분야와 석유화학 분야 등이 포함된다.
제조사업자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에 대비하기 위해 ▲원가절감 ▲환헤지상품 투자확대 ▲수출단가 조정 등 대비책 마련에 나섰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 유환익 산업본부장은 "원/달러 환율은 최근 20개월째 이어지는 경상수지 흑자 추세 등을 감안할 때 현 수준
이하로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특히 최근 원화강세는 달러화뿐 아니라 엔화에 대해서도 동시에 나타나 국내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
훼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원재료 수입업체 '속으로 웃는다'
원화강세로 인해 웃는 업종이 있다.
포스코·한국전력·한국가스공사·CJ제일제당 등 원재료를 수입하는 업종이다.
포스코는 대부분의 원자재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상황이어서,
환율이 하락시 수입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완제품 수출에서는 손해지만, 그보다 원자재 수입비용 절감이 큰 상황으로 알려졌다.
한국전력·한국가스공사 등도 대부분의 원료를 해외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원화강세가 반가운 상황이다. 식품업계의 경우, 식자재의 많은
부분을 수입하고, 대부분이 내수위주여서 가장 큰 이익을 보는 업종으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곡물의 경우 기존 상승분이
적어서 요금인하를 늦추고 있지만, 설탕은 지난해 9월과 올해 3월에 한번 인하하는 등 원화강세로 인한 원자재가 하락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원화강세 '남의 일'
국내 업체 중 제조업과 수출주도형 기업이면서도 환율변화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는 기업이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그룹이다.
삼성전자는 원화강세로 지난해 4분기에만 3600억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손해폭이 더 커져 3조원 이상의 손해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전체 이익규모가 워낙 크고 원재료와 장비수입금액 가운데 달러결제
비중이 높아 전체 수익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삼성 관계자는 "평소 통화다변화 등
환율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구조를 만들었기 때문에 별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환율변동에 대응해 해외생산 확대
및 부품 현지조달로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하고 있다. 김영태 현대차 재경사업부장은 지난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환율은 전년 대비 1.8%
하락한 1070원이 될 것"이라며 "해외생산을 늘려 환율 리스크를 감소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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