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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유쾌·상쾌·통쾌 계약직 미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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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2 '직장의 신'에서 계약직 사원 미스김을 연기 중인 김혜수./KBS미디어 제공
■ 대중문화계 코드는 비정규직

고용 다룬 '직장의 신' 공감백배…웹툰 '미생'도 인기

대중문화가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현안인 비정규직 문제에 점차 눈을 돌리고 있다.

만능 계약직 사원 미스김(김혜수)의 활약을 코믹하게 그린 KBS2 월화극 '직장의 신'이 비정규직 문제를 정면에 내세워 직장인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시간 외 근무로 건당 수 십만 원씩 챙기는 미스김은 판타지에 가까운 캐릭터이지만,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를 통해 비정규직의 애환을 날카로운 풍자로 꼬집는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지 않은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이밖에도 올해 초 방영된 SBS '청담동 앨리스'와 KBS2 '학교 2013'의 여주인공은 각각 의류회사 계약직과 비정규직 기간제 교사였다. 프로 바둑기사를 꿈꾸던 주인공이 대기업에 계약직으로 들어가면서 겪는 일화를 그린 웹툰 '미생'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우리 사회의 현실을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무한경쟁을 강요하는 신 자유주의 경제 체제가 뿌리를 내리고 저임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이 늘어나면서,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노동 환경을 대중문화가 이제는 더 이상 외면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중문화상품이 비정규직 문제에 주목하는 현상과 관련해 일단은 바람직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직장의 신'은 이 문제를 디테일하면서도 직접적으로, 그러나 부담스럽지 않게 다룬다는 점에서 한층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한편으론 따끔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국문학과 교수는 "비정규직 문제를 다루는 건 바람직하지만 다소 늦은 감이 있다"면서 "특히 최근 등장하는 드라마들이 비정규직이 왜 양산되고 있는지 구조적인 문제를 전혀 짚어주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고 밝혔다.

이어 "드라마는 현실을 반영하기 때문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비정규직을 다룬 작품은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본다"면서 "그러나 이를 단순히 여주인공의 처지나 로맨스 등 극적 장치로만 활용하는 건 조심해야 한다. 실제 비정규직인 사람들에게 오히려 상처가 될 수 있다"고 제작진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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