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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 왜 시루떡으로 고사를 지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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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루떡은 고사떡이다. 지금은 사라진 풍속이지만 예전 10월은 상달로 고사를 지내는 달이었다. 대청마루와 부뚜막, 장독대에 시루떡을 차려놓고 어머니, 할머니들이 집안의 평안을 빌었다. 소원을 비는 대상은 성주님이라고 하는 신령님이었다. 우리 민요, 성주풀이의 주인공이다.

그런데 상달은 무엇이며 왜 10월에 고사를 지냈고, 성주는 누구이며 왜 시루떡을 놓고 소원을 빌었을까? 상달 고사에 시루떡 놓는 이유를 1925년에 발행된 민속서인 '해동죽지'는 이렇게 설명한다.

"단군이 성주에게 명하여 지상에 궁궐과 사람이 살 집을 짓도록 했는데 가옥이 완성되자 하늘에서 내려왔기에 10월을 상달이라고 한다. 그래서 해마다 이때가 되면 술과 떡을 차려놓고 복을 비는데 이를 성주받이라고 한다."

단군의 후손인 한민족에게 10월은 세상이 시작된 달이다. 하늘의 아들, 환웅이 태백산 꼭대기에 신시라는 도시를 만들어 내려온 날이 단기(檀紀)로 10월 3일이다. 하늘이 열린 날인 개천절(開天節)의 근거다. 상달(上月)은 그러니 세상이 시작된 달, 한 해의 시작이라는 뜻이고 상달 고사는 새해 첫 달에 지내는 차례인 셈이다.

그렇다면 소원을 비는 대상인 성주는 누구일까? 성주는 원래는 단군(환웅)이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올 때 선발대로 내려 보냈던 건축의 신이다. 집을 다 짓고 난 후에는 집안을 지키는 수호신이 됐다.

그러면 왜 시루떡으로 고사를 지낼까? 육당 최남선은 한민족의 떡은 시루떡이 정통으로 다른 떡은 시루떡의 변형이거나 사치품이라고 했다. 민족의 정통 떡으로 성주, 나아가 단군에게 집안의 평안을 기원하는 것이 바로 상달 고사떡이다./음식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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