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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

은행권 불황 그림자 벗어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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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은행권이 불황의 긴 터널을 벗어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를 필두로 국내 은행들의 어닝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2분기 실적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대기업 부실에 따른 충당금 부담이 예전보다 줄어든 데다 일회성 요인 덕분에 은행권이 '고진감래'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24일에, 그 다음날인 25일에는 KB금융지주가 올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기업은행은 오는 29일, 우리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는 각각 오는 8월 1일에 2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농협금융지주는 오는 8월 말쯤 발표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은행권의 2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8일 가장 먼저 실적을 공개한 하나금융지주가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을 내면서 기대감은 더욱 커진 상태다.

하나금융의 올 2분기 당기순이익이 시장 컨센서스 3403억 원을 상회하는 4174억 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610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7.6%, 전분기 대비 116.6% 증가한 수치다.

하나금융 측은 "상반기 순익 증가는 양호한 대출자산이 늘어 이자이익이 확충됐고, 수수료 이익 증가와 더불어 비용 효율화가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의 2분기 영업이익은 52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2.6% 늘었다. 매출액은 8조6704억 원으로 16.1% 증가했다.

김대현 CIMB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이 마진 개선과 지속적인 대출 성장세를 보였다"면서 "실적의 질도 양호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면서 "앞으로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성공적인 통합 여부가 하나금융 투자의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순익 깜짝 개선…우리금융 9500억 원대 전망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다른 은행들도 대폭 개선된 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대신증권은 KB금융지주 등 10개 상장 은행의 2분기 순이익이 2조8000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41.8%,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87.5%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2조5000억 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은행주는 일회성 요인 덕분에 다른 업종과 달리 큰 폭으로 개선된 실적을 올린 것으로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그는 "2분기에 은행의 평균 대출성장률은 1분기(1.6%)보다 높은 약 1.8∼2.0% 내외로,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했다"고 분석했다.

은행별 순이익 전망치는 우리금융지주가 9550억 원으로 가장 많다.

이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에 따른 법인세 6150억 원 환입, 우리자산운용과 우리F&I 매각이익 720억 원 등의 일회성 이익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어 ▲신한금융지주 5530억 원 ▲KB금융지주 3850억 원 ▲기업은행 2650억 원 등으로 추정됐다. 

◆ 변수, 금리인하·충당금·고금리 만기채권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다. 기준금리 인하 등의 전망으로 은행주의 실적 개선 추세가 지속되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면서 "당분간 순이자마진(NIM) 반등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낮은 금리의 혼합대출 판매가 늘고 있어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대형은행들은 이자마진 관리에 애로를 겪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도 "당분간 금리 하락이 주가에 걸림돌로 작용하겠지만,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은행들이 과거 고금리로 조달한 채권 만기가 올해 몰린 점도 부담 요인이다. 

5대 시중은행이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6∼7%의 고금리로 조달한 채권의 만기 도래액은 올해 약 11조7000억 원에 달한다.

이 중 7조7000억 원 어치가 2분기에 만기 도래했고, 3분기와 4분기에는 각각 1조 원과 1조7000억 원 어치가 대기하고 있어 올 하반기 중 은행들의 순이자마진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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