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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이병헌 "세상에나! 앤서니 홉킨스와 존 말코비치를 실컷 두들겨 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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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할리우드 출연작 '레드: 더 레전드'가 언론시사회를 통해 국내에서 처음 공개된 다음날인 16일 광화문 인근의 한 호텔에서 만난 예비 신랑 이병헌(43)은 "영화 홍보와 차기작 준비로 국내와 미국을 오가면서 이민정과의 결혼 준비까지 병행하고 있다"며 정신없이 바쁜 근황부터 털어놨다. 10년 만에 다시 뭉친 CIA 요원들의 활약상을 그린 이 영화에서 그는 킬러 한 역할을 맡아 브루스 윌리스·앤서니 홉킨스·존 말코비치·캐서린 제타 존스·헬렌 미렌 등 쟁쟁한 할리우드 톱스타들과 호흡을 맞췄다.


▶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느낌 = 캐스팅됐을 때도 신기했는데 촬영하면서 할리우드 대배우 네 명이 앉아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그 상황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더욱이 할리우드에서는 영화 초년생이라 앤선생님(앤서니 홉킨스)과 작업하는 게 힘겹고 버거웠다.


▶ 가장 뿌듯한 장면 = 앤 선생님과 말 선생님(존 말코비치)을 두들겨 패면서 들어가는 장면이다. 혹시 선생님들이 다칠까봐 매우 조심스럽게 촬영했지만 내가 언제 또다시 이런 장면을 찍어보겠나 싶어서 의미가 있었다.

   
존 말코비치(왼쪽 사진)·앤서니 홉킨스와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 세 번째 할리우드 진출 소감 = 두려움 반 기대 반의 심정으로 새로운 것들을 맞닥뜨리고 있다. 여유는 좀 생겼지만 탐험하는 느낌이라 재미와 신기함이 있다.



▶ 할리우드에서의 입지 = 할리우드 진출작인 '지.아이.조' 시리즈는 인지도를 넓히는 좋은 기회였다. 나도 미국에서 내 얼굴이 있는 포스터를 볼 때마다 신기해서 몇 번이나 카메라로 찍는다. 그러나 아직 작품을 고를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싸이 = 싸이가 먼저 미국 시사회에 온다고 해서 더욱 고마웠다. 싸이도 말로만 듣던 배우들과 함께 앉아서 영화를 보니 신기하고 좋았다고 하더라.

   
이병헌이 극중에서 브루스 윌리스(왼쪽)와 액션 연기를 합작하고 있다.


▶ 분위기 메이커 = 미국은 20대와 80대가 격없이 어울린다. 그런데 나는 한국에서의 습관 때문에 먼저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자리를 양보했다. 그랬더니 다른 분들도 고개 숙여 인사하더라.


▶ 차기작 = 다음 영화인 '협녀: 칼의 기억'에 내가 뒤늦게 합류해서 상대역인 전도연과 작품 이야기만 주로 했다. 오랜만에 만나 걱정도 들지만 앙상블이 어떨까 하는 기대감도 크다.


▶ 남은 숙제 = 매 작품마다 숙제가 남는다. 편해진 느낌이 들 때가 가장 조심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틀에 갇힌 나를 늘 경계하고 고민한다. 궁금함 반 불안감 반의 마음으로 스스로를 지켜본다.

   
 


▶ 내 인생의 고비 = 필모그래피를 보면 굴곡이 없어 보이지만 좋은 작품을 찍어도 속으로 불만스럽다면 성공이 아니다. 그때는 보여지는 모습과 달리 우울해진다. 특히 15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가장 힘든 시기였다.


▶ 제2의 이병헌을 꿈꾸는 후배들을 보면서 =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앤 선생님과 헬 선생님(헬렌 미렌)을 보면서 연기뿐 아니라 인격적으로도 멋있다고 느꼈다. 후배들도 나를 보며 그렇게 느꼈으면 좋겠다.


▶ 결혼 준비 = 건강에 신경 쓸 여유도 없을 정도로 너무 바빴다. 바쁜 게 이런 거구나라는 걸 새삼 느꼈다. 이제부터 하나하나 정리해나가면 되겠지거니 생각한다.


▶ 하객 = 이번 영화를 하면서 만난 (할리우드의) 감독과 배우들은 안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초대하지 못했다. 다만 '지.아이.조 2'의 존 추 감독에겐 와달라고 했다.

/탁진현기자 tak0427@metroseoul.co.kr·사진/영화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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