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합뉴스
정부가 국내 기업들의 낮은 배당성향을 끌어올리기 위한 당근으로 세제 혜택을 단행할지에 관심이 쏠렸다. 해외 기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국내 상장기업들의 배당률은 국내 증시가 저평가받는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7일 기획재정부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배당을 늘리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거나 배당을 과도하게 적게 하는 기업에 패널티를 적용하는 등의 정책을 검토 중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내정자의 과거 발언을 토대로 볼 때, 최 내정자 부임 후 배당 활성화 정책이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시장의 관측이다.
기획재정부 법인세제과 관계자는 "관련 안을 검토하는 단계"라며 "배당에 대한 여러 시각의 주장을 경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상장기업들의 저배당은 국내 증시가 저평가받는 고질적인 원인으로 지적받아왔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세계 주요 44개국의 증시 중 한국의 배당성향은 11.65%로 아르헨티나(11.29%)를 제외하면 꼴찌 수준이다.
뉴질랜드가 76.09%로 가장 높고 미국(32.28%), 영국(51.62%), 독일(38.41%), 일본(27.94%) 등 선진국이나 대만(47.80%), 태국(43.52%), 인도네시아(38.84%), 중국(31.73%) 등 다른 신흥국보다도 현저히 낮다.
한국의 배당수익률은 1.33%로 최저를 기록했다.
태국(4.00%), 영국(3.97%), 중국(3.85%), 대만(3.45%), 독일(2.98%), 미국(2.11%), 일본(2.07%) 등 2~4%대인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해외기업들의 배당성향이 30~40%인 반면, 한국기업은 18%로 절반 수준"이라며 "특히 저성장 기조에 배당을 대안 투자지표로 삼는 외국인 투자자의 시각에서 주주친화적이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배당 확대 정책이 양날의 검 측면을 갖고 있다고 본다.
현재 국내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지난 2010년 12.72%에서 지난해 7.26%으로 4년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만큼 국내기업들이 연간 벌어들인 돈을 배당으로 풀지 않고 현금으로 내부에 비축해놓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 등 해외 상장기업들의 견조한 ROE는 지속적인 배당 성향으로 유지되는 측면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기업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투자여력 비축을 위해 배당보다 현금 유보 쪽을 선호했다"며 "자금 비효율성을 초래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지만 대외환경 등을 감안하면 죄악시할 수만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2기 내각의 경제팀을 이끌 최 내정자가 배당 활성화를 통한 경제 선순환에 대한 신념을 지속적으로 표명하고 있어 관련 정책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업의 수익이 배당 형식으로 시중에 풀리면 소비를 진작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업들이 배당수익률을 1%포인트 올릴 때마다 8조원의 경기부양 효과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만 해도 글로벌 경쟁사 대비 저평가받는 이유 중 하나가 배당"이라며 "국내 대형 상장사들이 배당률을 높이면 이 같은 할인 요인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 김현정 기자(hjkim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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