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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

[이슈진단] 증시 떠난 소액주주들 돌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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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박스권 탈출에 번번이 발목 잡히면서 개인투자자 등 소액주주가 되돌아올 만한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가계의 주식 투자 여력이 늘어나고 저성장 속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등의 근본적인 변화가 이뤄져야 소액주주가 돌아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국내 증시가 지난 3년간 지지부진한 박스권에 갇혀있자 소액주주들은 대거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 소액주주, 시총 상위주 대거 이탈 

12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지난 2012년과 지난해 말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으로 소액주주 규모를 비교한 결과, 유가증권 시장 내 시가총액 순위 100위권 상장종목의 소액주주 수(계좌 수 기준)가 49만9357명 감소했다.

1년새 50만명 가까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간 것이다.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을 치고 오를 때마다 펀드 환매 물량이 쏟아져나오면서 지수의 추가 상승을 제한했다. 특히 시총 상위권 대형주에서 소액주주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SK하이닉스의 소액주주는 이 기간 32만7191명에서 22만4206명으로 10만2985명 감소했고 두산중공업은 7만7622명 줄어든 8664명을 기록했다.

기아차가 22만7455명으로 4만3836명 감소했고 한국전력과 LG화학의 소액주주 역시 각각 2만2410명, 1만8157명 줄어들었다.

OCI와 삼성생명의 소액주주는 이 기간 각각 2만11명, 1만5426명 감소했다.

반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현대차 쏠림현상은 더 심화됐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소액주주는 13만9116명으로 8624명 늘었고 시총 2위인 현대자동차 역시 13만2843명으로 1607명 증가했다.

◆ "일단 가계 지갑부터 불려야" 

증시 전문가들은 소액주주의 투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으로 재유입되려면 무엇보다 가계의 소득 증가와 이로 인한 주식 투자 여력 확대의 선순환 구조가 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2기 경제팀이 지난 6일 발표한 '가계 소득 증대 세제 3대 패키지' 역시 이를 감안해 근로소득 증가와 기업의 배당 확대 유도, 배당을 통한 주식시장 활성화를 골자로 했다. 

양해정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배당소득에 대한 세제 혜택 등으로 개인투자자의 수급이 좋아질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증시에서 시총 상위주의 비중이 80%가 넘는 상황에서 소액주주 비중 축소는 그만큼 개인투자자 등의 시장 영향력이 낮아짐을 의미한다"며 "가계에서 주식 투자를 할 만한 자금 여력이 있어야 하고, 주가가 오르면서 자금이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책 효과만으로 소액주주가 돌아와 국내 증시가 박스권을 벗어나긴 어려울 전망이다. 궁극적으로 기업 실적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의 가장 큰 약점은 아무래도 실적 개선세 악화를 꼽을 수 있다"며 "올해 2분기만 해도 삼성전자와 현대중공업 2개 기업의 영업이익 감소에 주가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원선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저성장 장기화에 따라 시장 변화에 잘 적응하는 기업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기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며 "배당만으로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한 단계 올라가기엔 한국 기업들의 현금성 자산 비중이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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