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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

[이슈진단] 현대증권 매각 일정 연기된 속사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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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올리기 vs 상징성 고수" …오릭스·파인스트리트· 푸싱그룹 인수전 참여 

현대증권 매각 일정이 또 다시 미뤄졌다. 매수자를 더 확보해 흥행성공을 노린다는 시각에서부터 '현대'란 상징성을 가진 현대증권 매각을 유야무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까지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상황이다.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1일 국정감사 자리에서 현대증권의 매각을 내년 1월로 지연한다고 밝혔다.

그전부터 매각 일정이 미뤄질 것이란 예측이 업계에서 계속 불거져 나왔으나 공식석상에서 밝힌 것은 처음이다. 

현대증권 채권단은 당초 24일 입찰에 대한 질의응답을 하고 27일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산은 측에서는 "내년 1월부터 다시 절차가 추진될 것"이라며 "새로 매수자가 들어올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고 전했다.

홍 회장 역시 국감에서 일정 지연 사유에 대해 "현대증권의 가치를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해 매각 흥행을 위한 조처가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됐다.

새로운 매수자들이 몇 군데 들어온다면 현대증권이 더 높은 값에 매각될 여건이 마련된다. 

현재 현대증권 인수전에 참가한 곳은 일본 금융그룹 오릭스와 국내 사모펀드인 파인스트리트, 중국의 푸싱그룹 등 3곳이다.

이들 매수 후보는 27일 본입찰 예정을 앞두고 실사를 마친 상태다.

오릭스는 지난 7월 현대그룹 물류부문 계열사인 현대로지스틱스 지분을 인수한 메리트가 있다. 

광산·부동산업이 주력사업인 푸싱그룹은 중국 내 증권업을 영위하지 않아 국내 증권사의 대주주가 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다.

한편 자금난을 겪던 현대그룹이 최근 자구안을 달성하면서 현대증권 매각을 철회하는 것이 아니냐는 견해도 슬그머니 고개를 들었다.

현대증권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벌여놓은 사업으로서 모태그룹인 현대건설과 함께 '현대'라는 상징성을 가진다. 

업계 일각에선 현대증권이 현대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터라 쉽사리 매각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과거 현대증권이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현대차보다 많은 큰 인수가액을 적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가 끝내 자금조달 문제로 포기했던 전력을 봐도 이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또 최근 현대그룹은 지난해 목표한 3조3000억원의 자구안 가운데 매각과 유상증자, 외자 유치 등을 통해 2조8000억원을 조달하며 자금압박 해소 국면에 접어든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증권 매각 일정이 계속 미뤄지다가 유야무야될 수도있지 않겠느냐"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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