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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

[뉴스룸에서]'모럴 해저드' 심각한 LH 민영화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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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두탁 경제산업부 차장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국토교통부 산하 12개 공공기관의 총 부채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219조832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공공기관은 막대한 부채 때문에 이자로 나가는 비용만 하루 204억원에 달하며, 이자 비용은 연간 7조4521억원에 이른다.

12개 기관 가운데 부채가 가장 많은 곳은 LH로 무려 142조3312억원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한국도로공사의 부채가 25조9628억원, 한국철도시설공단과 한국철도공사의 부채는 각각 18조1983억원과 14조8335억원이다. 한국수자원공사 부채는 13조9985억원이다. 

이들 5개 기관의 총 부채는 215조3243억원으로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 부채의 98%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가장 빚이 많은 LH는 지난 2008부터 2012년까지 보금자리주택 및 공공임대주택, 신도시 개발 등으로 55조원의 부채가 늘어 해마다 10조원 이상의 부채가 쌓여 가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국정감사를 통해 하나같이 무분별하게 추진한 대형 정책사업 때문에 엄청난 사후 유지관리 비용이 발생하는데도 공무원을 비롯해 책임지는 관련자가 하나도 없다면서,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단순히 쌓여가는 부채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에 공기업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바로 공기업들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올해도 여전히 달라지지 않고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성남시 LH 본사에서 지난 7일 열린 국정감사에서는 LH 자회사들이 벌이고 있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의 부실에 대해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LH 자회사들은 사업이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도 꼬박꼬박 수십억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했고, 그 기관장은 LH 출신 낙하산 인사들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H의 자회사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PF 사업 11개 중 8개가 적자를 내고 있으며 이들 8개 자회사의 누적 적자는 1조원을 초과한 상황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8개 자회사 중 7곳이 2006년부터 올해까지 9년간 성과급으로 66억원을 지급했다. 누적 적자가 1676억원에 달하는 화성 동탄 메타폴리스 사업은 지금까지 19억7800억원을 성과급으로 나눠줬고, 적자액이 4517억원이나 되는 성남 판교 알파돔시티 사업은 18억7600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이처럼 PF 사업이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는데 LH 출신 퇴직자들은 억대 연봉을 받으며 PF 사업 참여 자회사에 재취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남 판교 알파돔시티 자산관리'의 박모 대표이사는 LH 이사 출신으로 연봉 2억1000만원을 받고 있고, '화성 동탄 메타폴리스'의 대표이사도 LH 이사 출신이며, '남양주 별내 메가볼시티 자산관리' 대표이사는 LH 본부장 출신이다.

LH가 출자한 PF 사업에 LH 퇴직자들이 대거 재취업하는 실태를 보면 수익을 위한 PF인지, 직원들 노후를 챙겨주기 위한 PF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공기업은 영리추구만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사기업과는 달리 공익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으로 무엇보다 큰 도덕성이 요구된다. 그러나 철밥통으로 불리고 있는 공무원보다 '모럴 해저드'가 심각해도 과도한 복지혜택이 주어지고 높은 임금이 지급되는 현실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공기업 입사경쟁률이 고시보다 인기를 끄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실인지도 모르겠다. 

LH뿐만 아니라 공기업에 대한 이러한 씁쓸한 현실이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민영화만이 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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