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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

[뉴스룸에서]르노삼성, 통상임금 놓고 싸울 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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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의택 경제산업부 부장대우

지난 15일, 부산지법은 르노삼성에 대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법정수당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자 르노삼성은 곧바로 항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기상여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는 법원판단에 따르겠다"던 지난달 23일 임단협 타결 내용을 발표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러한 르노삼성의 태도는 이 회사가 한국시장을 대하는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같은 외자기업이지만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기로 한 한국GM이나 쌍용차와는 전혀 다른 행보다. 

르노삼성과 르노자동차는 노사문제로 시간낭비를 할 게 아니라 한국시장에 특화된 제품 출시와 이를 위한 R&D 투자에 더 신경 써야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한국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제품을 내놓을 수 있고 좋은 판매실적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르노삼성의 해법은 전문가들의 기대와는 동떨어져 있다. 초대 르노삼성 사장을 역임하고 르노 본사로 간 제롬 스톨 부회장은 "부산공장의 경쟁력을 올려야 한다"며 노조를 압박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또한 가동률이 떨어지는 부산공장의 활성화 방안으로 닛산 로그 북미 수출 물량을 할당받는 방법을 택했다. 이는 수출이 끊어지면 공장 가동률도 곧바로 떨어지는 매우 허약한 구조다. 부산공장이 아니라 일본 또는 미국에서 로그를 얼마든지 생산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수출 물량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그나마 좋은 판매를 보이던 QM3는 앞 유리 균열과 변속기 불량 등 여러 가지 품질문제로 골치를 썩이고 있다. 부산공장보다 낮은 임금을 자랑하던 르노 스페인 공장에서 품질관리가 되지 않은 탓이다. 게다가 3년 만에 내놓은 SM7 노바는 기존에 장착하던 닛산 엔진과 변속기를 그대로 수입해 만들고 있다. 새로운 연구개발과 투자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

결국 해법은 르노삼성과 부산공장의 자체 경쟁력 향상에 있다. QM3를 많이 들여와 팔고 로그를 많이 찍어내 수출해도 결국은 '돌려막기'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 소비자들과 전문가들의 지적에 귀 기울이고 한국에 맞는 제품을 생산하는 것, 그것이 르노삼성이 가장 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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