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많은 신차가 쏟아져 나오지만 조용하고 안락하면서 경제성까지 뛰어난 차는 찾기 드물다. 대형차는 승차감이 좋지만 경제성이 낮고, 소형차는 경제성이 좋은 대신 승차감이 떨어지는 게 대부분이다.
현대차가 지난해 12월 출시한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준대형차에서 취약한 경제성을 크게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외관은 기존 그랜저와 큰 차이가 없다. 새 디자인의 17인치 휠과 신규 색상인 아쿠아 마린 컬러가 추가된 정도다.
실내에서는 하이브리드 전용 클러스터와 전용 내비게이션 정도가 눈에 띈다. 계기반 가운데 마련된 TFT LCD 정보창에는 경제운전 수준을 알 수 있는 레벨과 운전 모드, 에너지 흐름도가 표시된다. 센터페시아에 달린 모니터에는 전기적인 연비와 가솔린 연비가 따로 표시되는 기능도 있어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특징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카답게 출발은 조용하고 매끄럽다. 대략 시속 20km 정도까지는 전기모터로 구동되고 그 이후에 엔진이 가동된다. 세 가지 드라이브 모드(에코, 노멀, 스포츠)는 각기 특성이 뚜렷하다. 에코 모드는 철저하게 경제성을 위주로 세팅돼 연비가 높게 나오는 반면, 가속 페달에 대한 반응은 약간 늦다. 반면에 스포츠 모드는 가속 반응이 확실히 빠르게 나타나 운전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평상시에는 이 두 가지를 적절히 조합한 노멀 모드를 선택하는 게 무난하다.
엔진 최고출력은 159마력이고 여기에 전기모터 35kW가 더해져 총 204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비교하면 엔진 출력만 9마력 차이 날 뿐이지만 파워는 확실히 여유가 있다. 특히, 쏘나타 하이브리드 초창기 모델은 모터 출력이 30kW여서 파워가 다소 부족한 느낌이었는데(지금은 35kW로 향상됐음)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주행 중 전기모터가 가동되는 속도구간은 비교적 넓다. 배터리 충전이 충분할 경우 시속 80km 정도에서도 모터만으로 달릴 수 있고, 이때 연료가 크게 절약된다. 가솔린 모델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복합연비는 16.0km/ℓ인데, 시가지와 간선도로를 4:6 정도로 섞어 달린 이번 시승에서는 12.5km/ℓ를 기록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단순히 하이브리드 모델이 하나 추가된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고급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렉서스 하이브리드 모델과 본격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기본 가격은 3460만원. 렉서스 E300h비해 연비는 약간 뒤지지만, 풀 옵션을 갖춰도 가격이 1000만원 정도 저렴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최근 인기 좋은 유럽 디젤차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진동과 소음 측면에서 특히 우월하기 때문이다. 렉서스 하이브리드 모델과 유럽 디젤차에 맞서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 주목된다.
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정숙성과 연비가 기대 이상이다. 유럽 디젤차의 대안으로도 손색이 없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 임의택 기자(ferrari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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