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금융

재계, 유동성확보 위해 주력기업 매각…두산 성공사례 새삼 화제

반응형
최근 동부그룹과 LIG그룹이 재무리스크 불식을 위해 주력사업 매각에 나서자, 새삼 두산그룹의 성공신화가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두산은 국내 대기업 중 주력사업 매각을 통한 M&A에 성공한 유일한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동부와 LIG도 두산의 뒤를 이어 재기에 성공할 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두산, M&A 성공신화 이뤄

두산그룹은 주력 계열인 두산중공업, 두산 인프라코어 등에서 보듯이 기계제조업과 중공업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기업이다.

그러나 출발부터 현재의 구조를 가진 것은 아니다. 당초 주류·식자재·화학제품 등을 생산하는 제조업체였다.특히 주류회사인 동양맥주(현 OB맥주)는 두산의 모태였다. 그러나 1990대 중반 외환위기 등을 겪으며, 지난 1998년 동양맥주를 벨기에 인터브루에 넘기고, 서울 을지로 사옥도 팔았다. 또 3M·코닥·네슬레 지분을 과감히 매각하는 한편, 주력기업이던 음료사업도 코카콜라에 양도했다.

이런 구조조정을 거쳐 마련된 자금을 바탕으로 2001년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 2003년 고려산업개발, 2005년 대우종합기계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중공업 체제를 갖췄다.

그러나 구조조정 작업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두산은 지난 2010년 인수한 미국 장비업체 밥캣으로 인해 유동성 문제가 제기되자, 최근 한국우주항공산업(KAI) 지분(20.54%)를 7800억원에 매각했다.

두산은 지난해와 올해 초에 있었던 테크팩(매각대금 4000억원)과 주류부문 매각(5027억원)에 이어 3개 계열사와 KAI 지분을 정리해 1조7000여 억원 규모의 구조조정에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의 역사에서도 알수 있듯이 국내에서 주력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통해 유일하게 성공한 기업"이라며 "최근에도 다양한 방식의 매각을 통해 선제적 구조조정을 마무리해 핵심사업에 경영역량을 집중하고, 경기 회복기에 대비한 경쟁력강화 여력을 조기에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동부·LIG, 두산 성공사례 따르나

최근 유동성 위기에 몰린 동부와 LIG도 위기상황의 탈출구로 '주력사업 매각'에 나섰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재무리스크 해소차원에서 동부하이텍과 동부메탈 등을 매각해 3조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고강도 자구책을 내놨다. 이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것으로, 김준기 회장은 자신이 꿈꿔왔던 '반도체 성공신화'를 모두 접은 것이다.

김 회장의 입장에서 동부하이텍과 동부메탈은 그룹의 상징성을 담고 있다. 특히 시스템반도체 업체인 동부하이텍은 반도체 분야에 모든 것을 걸던 김 회장의 의지만으로 설립된 회사였기 때문이다.

구자원 LIG그룹 회장도 자산 18조원 규모의 핵심 계열사인 LIG손해보험의 대주주 지분과 경영권을 매각키로 했다. 구 회장과 가족이 보유한 LIG손보의 주식 전량을 매각하는 것이다.

구 회장은 이번 결정에 앞서 임직원에 보낸 메시지에서 "투자자 피해보상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회사의 지속성장을 위해 지분매각이 최선의 방안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소회를 밝혔다.

▲주력사업 매각에 시장도 긍정적

동부와 LIG의 이런 움직임에 업계와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동부의 경우, 주력사업 매각 결정 다음날 동부하이텍(14.91%) 동부제철(15%) 동부CNI(14.98%) 동부건설(14.89%)이 가격제한폭까지 올랐고, 동부증권(6.82%) 동부화재(1.41%) 등 금융주도 상승했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의 입장에서는 회사가 아무리 어려워도 주력사업을 매각하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며 "그러나 이런 통큰 결정으로 인해 동부가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고, 다시 한번 성장의 기회를 엿볼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LIG의 경우에도 증시 전문가들은 대주주 지분 전량 매각으로 그간 LIG손보의 주가를 짓누르던 우려 요인이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정길원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하고 경영권까지 넘겨 CP 피해자 배상 자금 등에 대한 불안이 해소됐다"며 "이로 인해 그동안 짓눌렸던 주가가 정상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나대투증권은 보고서에도 "LIG손보가 다른 경쟁사에 비해 저평가 받던 손해율 갭, 이익변동성, 자산운용 비효율 등의 원인이 없어지고 있다"며 "대주주 관련 불확실성도 단기적으로는 소강 국면에 접어들어 향후 업종내 실적 성장세가 가장 부각될 것"이라고 전했다./김태균기자 ksgit@metroseoul.co.kr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