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제원유의 과잉공급으로 미국의 저유량이 급격히 늘고 있다.
[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미국 셰일오일업체들과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간 '저유가 치킨게임'의 바닥이 내년 상반기 결판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시티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내년 상반기 미국의 저유시설에 원유가 가득차게 되면 원유 생산이 일부 멈추는 사태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또 이때까지 국제유가는 계속 하락해 배럴당 20 달러대로 폭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각 원유별 가격은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中)질유의 경우 현재의 배럴당 37 달러에서 20 달러 후반대로 떨어지고, 보다 비싼 북해 브렌트유는 배럴당 30달러가 바닥치가 될 전망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현재보다 더욱 많은 양의 원유가 시장에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미국의 경제제재 조치 철회로 다시 시장에 복귀하는 이란산 원유는 최대 변수로 꼽힌다. 이란은 저유가 사태를 신경쓰지 않고 과거의 자신들의 시장 점유율을 되찾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비잔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이란이 과거에 보였던 산유량을 회복하는 것은 우리의 권리"라고 말해 세계 시장과는 별도로 독자적으로 생산량을 결정할 것임을 시사해왔다.
전날 아미르 호세인 자마니니아 석유차관은 "유가가 떨어지더라도 이란이 원유 증산 계획을 늦추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정부는 이미 투자자들과 석유 및 천연가스 공급 계약을 맺었다. 유가가 떨어질 대로 떨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준비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란은 내년 1월 경제제재가 해제되면 원유 수출을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이란은 지난달 하루 평균 28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
여기에 미국도 40년만에 석유수출금지를 해제하며 가세할 전망이다. 이날 미국 하원에서 민주·공화 양당은 수출 금지 해제해 합의했다. 이틀 뒤 투표에 부칠 예정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1차 석유파동을 계기로 1975년부터 자국산 원유 수출을 금지해 왔다. 현재 캐나다 등 일부 국가에만 제한적으로 원유를 수출하고 있지만 수출량은 하루 50만 배럴로 제한돼 있다. 원유 산업계는 금지 조치를 해제하면 제품을 팔 시장이 늘면서 수십 만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며 로비 활동을 벌여왔다.
백악관은 공화당 의원들이 석유와 가스 산업에 이득을 주는 정책들로 이해관계에 접근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수출 금지 해제는 의회가 아니라 상무부가 결정해야 한다며 주장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거부권 발동 의사도 나타냈다.하지만 민주·공화 양당이 합의한 상황에서 거부권을 밀어붙이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미국산 원유가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로 수출된다면 내년 상반기 OPEC과의 치킨게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내년 상반기 바닥이 결판날 것으로 전망되는 하나의 이유다.
현재 국제유가는 일부 지역에서 이미 배럴당 20 달러대를 기록하고 있다. 캐나다의 대표적인 석유인 '웨스턴 캐나다 실렉트유'는 배럴 당 20 달러 초반대이고, '이라크 바스라 중질유'는 배럴당 25 달러를 간신히 넘겼다. '멕시코 혼합유', '인도네시아 두리유', '에콰도르 오리엔테유', '사우디아라비아 중질유' 등도 배럴 당 30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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