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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 제3지대'로 헤쳐모여?..불안정한 정국 속 해결책인가 신기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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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기자회견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조기대선 가능성이 열린 상황에서 여권을 중심으로 한 '제3지대' 논의·행보가 활발하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직격탄을 맞았음에도 지난 16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친박근혜)계에 패배하고, '유승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도 거부당한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의원 35명은 21일 1·2차에 걸친 집단 탈당을 예고했다.

이들은 탈당 후 앞서 탈당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이날 탈당을 시사한 원희룡 제주도지사, 그리고 오세훈 전 서울 시장까지 신당에 합류시켜 '제3지대' 중도·보수 연합을 구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탈당 후 신당 창당 로드맵까지 밝힌 남 지사는 비박계의 탈당을 지속적으로 촉구해왔던 만큼 이들과 함께 할 가능성이 높다. 

비박계가 '제3지대' 신당 창당이 가시화되면서, 기존 '제3지대' 중도 진보 정당인 국민의당과의 '제3지대 주도권'을 둔 치열한 경쟁이 전망되고 있다.

현재 35명으로 알려진 비박계 신당은 추후 인원이 늘어나 38명을 넘어서게 될 경우 원내 제3당으로 올라서게 돼, 그간 '국민의당 중심 제3지대론'의 동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경쟁은 결국 반기문 UN사무총장 '모시기'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반 총장은 이날 뉴욕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의 고별 기자회견에서 "10년간 사무총장으로 근무하면서 단 하루도 국가와 국민께서 베풀어준 사랑과 지지에 고마움을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며 "(대선출마는) 국민 여러분의 진솔한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미력한 힘이지만 국가발전을 위하고 국민 복리·민생 증진을 위해 제 경험이 필요하면 몸 사라지 않고 할 용의가 있다"며 "73살이지만 건강이 받쳐주는 한 국가를 위해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대선출마에 관해 말을 아꼈왔던 그이기에 이번 발언을 '사실상의 대선출마 출사표'로 해석되고 있다.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언급되고 있는 반 총장은 친박계와의 '거리두기'를 해왔으며, 특히 현재 민심이 등돌리고 있는 친박계의 대선주자로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반 총장과 비박계 실무진들 간) 이미 탈당과 신당에 관한 논의가 있어 왔다"고 밝혀 반 총장이 비박계 신당의 대선주자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다만 국민의당도 반 총장이 당 경선을 치르도록 물밑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최근에 제가 그 쪽(반 총장 측) 이외의 인물로부터 반 총장이 새누리당이나 더불어민주당으로 가지 않고 국민의당에 굉장한 흥미를 갖고 매력을 느낀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제 입장을 묻길래 우리 당으로 반 총장이 와서 강한 경선을 해 보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대선후보 경선 주자로 안철수 전 대표·천정배 전 대표과 반 총장을 비롯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정운찬 전 총리 등을 영입해 '제3지대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계산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제3지대론'에 대해 지적의 목소리도 있다.

명분은 정치 개혁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상 '제3지대'가 의원 각자의 '살 길 찾기' 혹은 '대권잡기 노력'에 불과한 전형적인 '이합집산(離合集散)' 아니냐며 "신기루"일 뿐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오른쪽)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중진의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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