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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을 지붕 삼은 덕포 5일장은 요새 좀처럼
만나기 힘든 '시골 장터'다. /사진 손진영 기자 son@ | 대형마트가 동네마다 들어선
요즘은 좀처럼 '시골 장터'를 만나기 힘들다.
단순히 필요한 물품만을 살 목적이라면 장터가 무슨 필요인가 싶지만 사람냄새가 그리울
땐 시골 장터만한 곳도 없다.
이러한 옛 추억을 되살리려 바람이 무척 거셌던 지난 9일 강원 영월의 '덕포5일장'을
다녀왔다.
덕포5일장은 요즘 보기 드문 완전한 장터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붕이 있는 아케이드 형태로 상가와 노점이
혼합된 전통시장 형태가 아닌, 말 그대로 5일마다 한번씩 열렸다 사라지는 시골장이다.
더구나 관광객보다는 지역 주민들이 주로 찾는
숨겨진 시골 장터다.
장이 펼쳐지는 영월대교 옆 제방길은 평상시 영월 군민들의 휴게공간이지만 매달 4일부터 5일마다 장터로
변신한다.
장터를 찾으려면 영월역 맞은편 쌀가게 골목을 따라 서울상회 오른쪽 사잇길, 제방길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면
된다.
이곳부터 영월대교까지 100m 가량에 크고작은 노점들이 빽빽하게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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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성한 점이 오고가는 덕포5일장의 풍경은
언제나 아련한 추억을 불러 일으킨다. | 장터에는 물건이 없다. 하지만 물건은 많다.
대형마트에서 살 수 있는 물건이 없는 것이다.
유명 패션브랜드의 최신 유행 상품이나 매끈한 공산품은 눈을 씻고 봐도 찾아 볼 수
없다.
지역 특산물인 이름모를 약초부터, 대장간에서 만든 듯한 농기구, 이젠 구경하기도 힘든 고무신까지 구경만으로도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다.
장터에는 뭔가를 사고 파는 이들이 절반이라면, 그저 뭐가 있나 싶어 장터를 찾는 사람들이 나머지를
차지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다양한 먹을거리다.
특이한 먹을거리도 있지만 다른 곳에서 파는
음식들도 장터이기 때문에 그 맛이 더 살아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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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포5일장에서 판매되는 가마솥통닭(사진 위)과
올챙이국수. | 덕포5일장에서는 커다란 가마솥에서 튀겨내는 통닭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통째로 즉석에는 끓여내는 즉석 족발도 일품이다.
강원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올챙이국수, 도토리묵국수 등도 저렴한
가격(3000원)에 배를 채울 수 있는 별미다.
이밖에 노상에서 삶아주는 문어와 각종 구이, 생과자, 전류 등의 즉석요리도 놓칠 수
없는 먹거리다.
어느새 장터 구경은 맛기행으로 바뀌고 돌아오는 길은 이유를 알 수 없는 따뜻함에 행복하기만
하다.
/영월=신화준기자 shj5949@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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