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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최강희 "대본이 날 치유..아버지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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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구 주인 역할…추억과 재회
따뜻한 웃음주는 무방부제 작품

■ 영화 '미나문방구' 최강희

배우 최강희(36)에게 16일 개봉하는 영화 '미나문방구'는 추억이다. 지난여름과 가을 촬영을 위해 머물던 경주의 아름다움과 출연 계기가 됐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이번 영화에 깊이 녹아있다.

◆ 촬영지 경주에 푹 빠진 그녀

인터뷰 자리에서도 애써 영화를 홍보하려 하지 않고, 그저 일상의 관심사를 툭툭 내뱉는다. 최근 드라마 '7급공무원'을 끝낸 그는 두 차례 여행을 다녀왔다며 잠시 추억에 젖었다. 드라마팀과 강원도 철원으로 단체 여행을 갔고, 혼자 경주 여행을 다녀왔다.

"경주는 연인끼리나 혼자 여행하기에 정말 좋은 곳이에요. 전 아직 연인이랑은 못 가봤지만요. 도시의 뚫린 시야가 좋아요. 건물들은 낮고, 호수가 있고, 어디든 산책하기 좋아요. 가을에는 온통 낙엽들로 뒤덮인 이곳이 제게는 더없이 좋은 여행지였죠."

경주에 푹 빠지게 된 건 이 영화 촬영으로 인연을 맺은 뒤부터다. 영화에는 배경이 경주라는 언급이 없었지만, 정익환 감독은 영화 분위기에 딱 맞는 문방구를 찾기 위해 전국을 뒤졌다. 결국 경주를 촬영지로 택했고, 여름과 가을 내내 현지에 머물며 촬영을 진행했다.

   
 

영화와 경주에 푹 빠진 최강희는 가장 아끼던 일인 라디오 DJ마저 그만두며 촬영에 전념했다.

"그동안 라디오를 하면서도 몇 작품 했어요. 투잡 개념으로는 충분히 할 수 있지만 생방송을 고수하다 보니 청취자와 제작진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 들었죠. 라디오가 정말 좋지만 다시는 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그만뒀어요. 라디오를 떠나보낸 뒤 실연당한 여자의 심경이었죠."

◆ 최면 걸며 캐릭터에 집중

'미나문방구'는 구청 공무원인 미나(최강희)가 정직을 당한 후 아버지의 문방구를 떠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어릴 적부터 싫어했던 문방구를 하루빨리 처분하려 하지만 단골 초등학생들 때문에 마음대로 되지 않고, 그들과 티격태격하며 보내는 일상 속에 추억과 재회하고 화해한다.

"촬영장은 평온한 분위기지만 촬영 내용은 전쟁과 같았어요. 미나는 늘 화가 나 있는 인물인데 현장에서 아이들과 어울리다 보면 그럴 수 없었죠. 출근길 지하철에서 사람들 사이에 치이고 있다는 최면을 걸면서 연기했어요."

   
 

실제 아버지와의 관계는 이 영화를 택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막 연기 생활을 시작하던 20대 초 세상을 떠난 아버지는 늘 멀게만 느껴지던 존재였고, 시나리오를 읽으며 머릿속은 아버지 생각으로 가득했다.

"아버지를 본 적이 많이 없었어요. 소통을 하거나 대화를 한 기억도 별로 없고요. 그러면서 한 번도 아버지의 입장을 생각하고 이해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대본을 보면서 많이 울었어요. 따뜻한 웃음도 났고요."

마지막으로 '미나문방구'의 매력에 대해 "크게 웃기거나 눈물을 빼지는 않지만 따뜻한 치유가 있는, 느끼하지 않은 무자극의 무방부제 영화"라고 말했다./유순호기자 suno@metroseoul.co.kr·사진/이완기(라운드테이블)·디자인/박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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