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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보들의 행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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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깊고 푸른 밤 | 25일 타계한
고(故) 최인호 작가는 1970~80년대 한국 영화계를 지탱했던 영화인이기도 했다. 독재 정권으로 암울했던 그 시절, 자신의 소설을 원작으로
제공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시나리오를 집필하고 메가폰까지 잡으며 수많은 걸작의 탄생을 이끌었다. 이번 주말에는 고인이 남긴 영화들을 다시
찾아 음미하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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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KMDB) 사이트에서 최인호란 이름으로 검색하면
무려 30여편의 영화 제목이 뜬다. 동명이인의 배우 최인호가 출연한 '미스터 고'를 제외한 대부분의 영화에 원작과 각본 혹은 연출로 이름이
올라가 있다.
이 중 고인이 시나리오를 쓴 74년작 '별들의 고향'과 75년작 '바보들의 행진'은 당대를 대표했던 흥행작으로,
신드롬에 가까운 흥행 열기를 일으켰다. 여주인공 경아(안인숙)가 여러 남자들을 거치면서 스스로 무너진다는 내용의 '별들의…'는 "경아, 오랜만에
함께 누워보는군"이란 극중 대사를 유행시켰고, '바보들의…'는 억압받았던 청년 문화를 해학적으로 풍자해 젊은이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최
작가는 '바보들의…'에 술 마시기 경연 대회의 심사위원 역으로 특별 출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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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이장호·하길종 감독과 파트너십을 이뤘던 최 작가는 80년대부터 배창호 감독과 손잡고 '깊고 푸른 밤' '고래사냥' '적도의 꽃' '안녕하세요
하나님' '천국의 계단' 등 여러 흥행작을 합작했다.
이 시기 작품들은 완성도와 흥행에서 모두 최고 수준을 자랑했는데, 현대인들의
고독한 자화상을 그린 '깊고…'와 '적도의…'부터 휴머니즘 가득한 '고래사냥'과 '안녕하세요…'까지 깊이와 폭을 가늠할 수 없는 왕성한 필력으로
90년대부터 시작될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일찌감치 예고했다.
고인과 45년생 동갑내기 '절친'으로 서울중·고 동기 동창이기도 한
이장호 감독은 "그 친구가 없었으면 나는 영화에 입문할 수 없었다"며 "70년대 한국영화의 변화를 주도했던 견인차였다"고 회고했다./조성준기자
when@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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