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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최태원 회장의 공격경영, 다음은 SK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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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중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공장 프로젝트인 우한 중한석화 전경. 중한석화는 나프타 분해설비(NCC)를 통해 연간 250만톤의 유화제품을 생산한다.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에 대한 대규모 투자 결정, 계열사 사장단 전면 교체 등 공격경영에 나선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다음 행보가 재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의 다음 공격경영 성과는 SK이노베이션에서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공격경영 나선 최태원 회장 

SK그룹은 지난 21일 대규모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사장단은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과 조기행 SK건설 부회장을 제외하고 모두 최 회장과 나이가 같거나 50대의 비교적 젊은 CEO로 교체됐다.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 김영태 커뮤니케이션위원장 등 60대 경영진은 모두 2선으로 물러났다.

당초 '최순실 게이트' 등 불안정한 국내 경영환경을 감안해 안정을 추구하는 소폭 인사가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공격경영에 대한 최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튿날인 22일에는 SK하이닉스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이 발표됐다. 내년부터 충북 청주에 23만4000㎡ 규모의 3D 낸드플래시 공장을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SK하이닉스는 투자액을 2조2000억원이라고 밝혔지만, 장비 투입을 고려하면 최대 15조원까지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월 중장기적으로 총 46조원을 반도체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충북 청주 공장 조성도 이 계획의 일환이다. 이러한 투자 결정은 8월 최태원 회장이 SK하이닉스 임원들과 면담을 통해 회사 상황을 파악한 뒤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황 파악과 46조원 규모의 투자 결정, 계획 발표가 한 달 내에 이뤄진 것이다. 속도감 있는 판단과 지원을 통해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경쟁력 확보와 D램 생산량 증대를 이루고 시장 선두업체로 올라서겠다는 청사진을 그릴 수 있었다. 

◆SK이노베이션, 연말 M&A 기대감 솔솔 

SK이노베이션은 작년 기준 SK그룹의 전체 매출 130조원 가운데 48조원을 차지한 핵심 계열사다. 올해도 40조원 이상의 매출과 3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초에 제시한 비전을 통해 2018년까지 기업가치 30조원, 연간 영업이익 3조원 이상 내는 글로벌 에너지화학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최태원 회장은 이러한 SK이노베이션에 사업전략가로 정평이 난 김준 SK에너지 사장을 선임했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 구조가 유가 변동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다각화하는데 김준 사장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수합병(M&A)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말 기준 3조4200억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했다. 이 자산으로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보유한 중국 화학기업 상하이세코 지분을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카오징 상해화학산업단지에 위치한 상하이세코는 연 120만톤 규모 에틸렌을 생산하는 나프타분해시설(NCC)과 이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하는 다운스트림 설비를 갖춘 기업이다. 보유한 설비는 모두 세계 최대급으로 알려졌다. 영국 화학회사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이 지분 50%를 가지고 있으며 중국 국영 석유회사 시노펙(30%)과 상하이석화공사(20%)가 나머지 지분을 가졌다.

SK이노베이션은 공시를 통해 "다양한 사업기회를 검토 중이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답하면서도 지난 10월 컨퍼런스콜에서 "빠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초 M&A 조건에 대해 알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중국을 오가며 중한석화 설립 협상 타결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CEO들에게 "과감한 M&A에 나설 것"을 주문해 온 최 회장이 9월 중국을 방문해 네트워킹 행보를 이어간 것도 M&A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제 2의 중한석화 모델을 만들기 위한 공격경영의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의 중국 사업은 석유화학과 배터리 두 가지 가능성이 있었다"며 "최근 중국 정부의 배터리 규제 강화로 시장 진입 필요성이 줄어든 만큼 최 회장이 석유화학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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