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금융

최태원 회장, SK C&C 지분 매각 '왜'

반응형
▲ /연합뉴스

최태원 회장, SK C&C 지분 매각 '왜'

대만 훙하이에 4.9%팔아 4천억대 실탄 확보

지배구조 이상 無…양사 사업분야 '윈윈' 전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계열사인 SK C&C의 지분 4.9%를 대만 훙하이 그룹에 매각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 C&C는 사실상 SK그룹의 지주회사로, 최태원 회장이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훙하이그룹은 30일 자회사 베스트 리프 엔터프라이즈를 통해 최 회장이 보유한 SK C&C 지분 245만주를 3810억원에 매입했다고 대만증시에 공시했다. 홍하이그룹의 주력인 폭스콘은 애플·MS 등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종업원 수가 120만명, 한 해 매출액이 148조원에 이르는 대만 1위 기업이다.

▲지배구조 이상 없나

SK C&C는 지난 1991년에 설립된 IT서비스 전문 업체로ICT분야 컨설팅과 IT아웃소싱, 시스템통합 등을 사업영역으로 갖고 있다.SK그룹은 최태원 회장→SK C&C→㈜SK→각 계열사로 이어지는 구조를 갖고 있다.

표면적으로 그룹 지주회사는 ㈜SK지만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은 SK C&C가 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의 SK 지분율은 0.02%에 불과하지만 SK C&C의 지분은 38%에 달한다. 즉 SK C&C가 ㈜SK를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옥상옥'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최 회장이 훙하이에 자신이 보유한 4.9%의 지분을 매각해 지배구조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매각으로 최 회장과 특수관계인 5명 등의 SK C&C 지분은 기존 48.53%에서 43.63%로 줄었다.

SK 관계자는 그러나 전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매각 이후에도 최태원 회장과 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의 지분을 합치면 43.6%가 되고, 여기에 자사주가 12% 가량이기 때문에 경영권 등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훙하이는 지난 27일 시간외 거래를 통해 SK C&C 지분을 사들였다. 블록딜을 통해 실제 주가보다 다소 할인된 주당 매입 가격 15만5500원에 매입했다.

▲최태원 회장, 채무해소 위한 실탄 마련

SK측은 훙하이의 이번 지분 매입이 양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윈윈'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최태원 회장 개인의 입장에서 지분 매각대금으로 실탄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최 회장은 여러 논란으로 계열사의 연봉 수입이 사라져, 주요 소득원이 SK C&C의 배당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회사차원에서 보면 양사 모두 사업적인 면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하는 등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훙하이는 애플 등의 제품을 주문자 상표 부착(OEM) 방식으로 생산하는 팍스콘의 모기업으로 최근 사업구조를 개편해 ICT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홍하이 그룹 회장은 아이폰 생산기지인 폭스콘의 공장자동화를 위해 벤치마킹 업체를 모색하다 2주전 SK C&C 방문한 바 있다.

SK C&C의 경우, 중국·대만에 새로운 사업기회를 가져갈 수 있다.

SK 관계자는 "ICT서비스 영역으로 진출하려는 훙하이가 SK C&C의 지분을 매입한 것은 주주로서 강력한 파트너십을 가져가려한 측면이 있고, 우리 입장에서는 중국·대만에 여러 기회를 만들 수 있다"며 "특히 최태원 회장 입장에서는 그간 부담으로 작용했던 개인채무를 해소할 수 있어 모두가 좋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