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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 보면 꾸뻑 절하는 패션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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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롯데마트 서울역점 유니클로 매장에서 영어강사 장보경(28)씨가 쇼핑 카트를 끌며 옷을 고르고 있다. 장씨는 "장보러 나선 김에 패션 매장에서 최신 아이템도 구경하고 직접 구입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손진영기자 son@metroseoul.co.kr
■ SPA·아웃도어 중심 '장 보며 옷도 사는 소비자' 겨냥 마트·SSM 입점 러시

불황에 직격탄을 맞은 패션업체들이 백화점·가두점을 벗어나 '생활 밀착형' 매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장소를 통해 고객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고, 유통 채널을 다변화해 매출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리려는 의도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SPA·아웃도어 브랜드를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입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글로벌 SPA 브랜드 '유니클로'는 최근 롯데슈퍼 광주 진월점에 새롭게 매장을 열었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생활 밀착형 매장을 콘셉트로, 키즈·베이비 상품을 포함해 유니클로 전 라인을 취급하고 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지역별 특성에 맞춰 다양한 형태의 점포를 전개하고 있는데, 마트 입점 매장에 대한 만족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패션그룹 형지의 아웃도어 브랜드 '와일드로즈'는 두 달 전 롯데슈퍼 춘천 퇴계점에 입점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와일드로즈 관계자는 "유동인구가 많고 상권이 좋은 곳이라 일정 수준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추이를 지켜보고 추가적으로 매장을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세정의 남성복 브랜드 '트레몰로'는 얼마 전 SPA 시스템을 접목, '트레몰로 컬처스퀘어'로 새롭게 단장하고 유통망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홈플러스·뉴코아아울렛에 편중돼 있던 매장을 올해 말까지 롯데마트·세이브존 등으로 넓혀 소비자와의 접점을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세정 홍보실 김효민 대리는 "불황 속에서도 고객 니즈에 맞는 매장 입지와 아이템으로 지난해 2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말했다.

◆브랜드보다 '합리적 소비' 따지는 경향 두드러져

패션업계가 이처럼 생활 밀착형 매장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한 데 따른다.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고가의 브랜드에서 벗어난 '합리적인 소비'가 늘어난 데다 시간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면서 가까운 곳에서 한 번에 이뤄지는 '원스톱 쇼핑'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트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최대한 다양한 브랜드를 갖춘 실속형 매장을 선호하고 있다"면서 "장을 보는 시간을 이용해 가볍게 매장을 둘러보고 옷까지 구입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고 귀띔했다.

마트를 넘어 젊은층이 즐겨 찾는 '커피숍'까지 파고든 패션 브랜드도 있다.

영국 패션 브랜드 탐 쥴스와 뉴욕스타일 선글라스 글라시스 코브는 디저트 카페 망고식스 도산대로점에 입점했다. 반응은 꽤 좋았다. 글라시스 코브의 경우 시험 판매하는 2주 동안 하루 평균 10여 개 제품이 팔리고, 예약 주문을 받을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고 카페 측은 설명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길어진 불황으로 유통 채널이 다각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입지 좋은 매장의 경우 가두점보다 매출이 높은 곳도 있다"면서 "이미 상권이 형성된 마트·슈퍼 등을 통해 고객을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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