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로 국정 공백이 발생하자 국내 대기업들이 몸 사리기에 나섰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은 당분간 주요 의사결정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할 전망이다. 대통령 권한 행사 정지로 우리 정부의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이 일관성을 가지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산유국들의 감산과 미국 트럼프 시대 개막, 오는 15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추진 등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재계는 정부의 인·허가권, 사업승인권 등 각종 규제 관련 결정이 늦춰지고 신성장사업에 대한 지원 동력이 약화될까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삼성·현대차, "분위기 뒤숭숭하지만 내년 사업은 일단 예정대로"
삼성그룹과 현대기아차그룹은 각각 글로벌 전략회의와 법인장회의를 열고 내년도 사업 전략을 마련할 예정이다. 우선 삼성은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검찰 수사와 이재용 부회장의 청문회 증인 출석 등으로 이달 초에 이뤄졌어야 할 사장단 인사가 연기된 상태다. 이에 더해 특검이 예정됐고 이 부회장이 청문회장에서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해체, 전국경제인연합회 탈퇴 등을 약속해 처리해야 할 현안이 늘어났다.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내년사업 계획을 연말 전략회의에서 세울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수원디지털시티 등에서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임원과 해외법인장은 물론 DS(부품), IM(IT모바일), CE(소비자가전) 부문별 사업부장이 참석하는 이 회의에서는 내년 제품개발과 판매전략 등이 점검된다.
삼성 관계자는 "사장단 인사가 미뤄지고 있고 미래전략실을 해체하면 이들 인원을 각 계열사로 돌려보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면서도 "아직 전략회의가 연기될 것이라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이달 하순 법인장회의를 개최한다. 해외영업본부 법인장들이 모이는 이 회의에서는 국내외 상황을 공유하고 내년도 사업계획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내년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침체가 예상된다.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시장은 경제 회복 속도가 더디고 미국 등 선진 시장은 '제로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LG·SK "변수 늘어난 정도"… 포스코, 회장 임기 끝나가
검찰수사를 받으며 지난 6월 비상경영 상태에 들어간 롯데그룹은 연말로 예정된 정기 임원인사도 내년 초로 미뤘다. 특검 수사 등에 따라 주요 경영 일정은 1월 이후로 늦춰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올해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해온 두산그룹은 내실을 다지기 위한 작업에 주력하는 한편 탄핵 정국을 예의주시하며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 당장의 외부 환경 변화도 불확실성 증대 차원에서 대응해야 하지만 내부 재무구조 개편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한화그룹은 지난 10월 초 사장단 인사에 이어 11일에는 119명 규모의 2017년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한화그룹은 제조부문의 경우 생산현장과 연구개발(R&D)을, 서비스부문의 경우 업종별 전문영역 강화를, 금융부문의 경우 현장영업과 신사업 개척 분야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계열사 사장단 및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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