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박영권(53) 씨는 매달 스마트폰요금 고지서를 볼 때마다 한 숨이 나온다.
스마트폰이 대세라는 사회 분위기 탓에 자신은 물론 아내와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까지 스마트폰을 차례로 구입하면서 월 가계 통신비 부담이 무려
15만원을 훌쩍 넘기 때문이다. 월 7만원 대에 가족모두 피처폰을 이용하던 1년 전에 비해 통화량이 크게 늘어난 것도 아닌데 비용부담은 두배가
넘어 이만저만 아까운 것이 아니다.
정부가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갈수록 힘들게 만드는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통신비 절감 효자' 알뜰폰 시장을 키우고 LTE 선택형 요금제를 도입하는 한편 가입비도 인하해 개인당 월평균 1만5000원 이상의
요금 인하 효과를 발생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이동통신 단말기 경쟁 활성화와 가계 통신비
부담 경감 방안'을 14일 발표했다.
우선 이동통신사에 비해 유통망이 취약한 CJ헬로비전, KCT(한국케이블텔레콤), 온세텔레콤
등의 알뜰폰 판매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9월부터 우체국에서도 알뜰폰을 판매할 예정이다. 전국 3600여개의 우체국에서 판매하기 시작하면 기존
이동통신 서비스보다 20~30% 저렴한 알뜰폰의 요금 장점이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미래부는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요금경쟁을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 알뜰폰 사업자에 대한 망 사용료(도매대가)도 지난해보다 음성은 22%(분당 54.5원→42.3원), 데이터는 48%(분당
21.6원→11.2원) 내리기로 했다. LTE 유심(범용가입자인증모듈) 이동성을 보장하고 단말기 공동조달 체계를 구축해 알뜰폰 사용자가 쓸 수
있는 단말기도 확대해 힘을 보탤 방침이다.
통신비의 가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소비자의 선택권도 강화한다.
이달 안에
SK텔레콤이 음성과 데이터 소비 패턴에 따라 제공량을 선택하는 LTE선택형 요금제가 출시한다. KT와 LG유플러스도 선택형 요금제를 준비중이다.
이 요금제가 도입되면 음성을 많이 쓰는 사용자는 월 약 1만5000원, 데이터를 많이 쓰는 가입자는 약 1만7000원 가량의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와함께 가입비를 올해 3분기에 40%, 2014년 30%, 2015년 30%를 낮춰 단계적으로 폐지한다. 아울러
이통시장 과열의 원인이 되는 과다 보조금을 억제하기 위해 과징금 부과 상한액 등을 올리고 이동통신사가 이용자의 가입유형에 따라 부당하게 차별
지급하는 보조금과 고가 요금제 의무 가입은 원천적으로 금지한다.
이동형 미래부 통신정책국장은 "이번 조치로 이동통신사들은 서비스와
요금에서, 제조사들은 단말기 가격에서 경쟁이 일어날 것"이라며 "특히 알뜰폰 사용자도 음성 무제한 요금제나 LTE를 이용할 수 있어 요금인하
효과는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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