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오랜 팬이라면 절로 박수를 치게 되는 장면이 곳곳에 있다. 한 솔로(해리슨 포드)와 츄바카의 첫 등장이 그렇다. 오래 전 자신들이 몰았던 우주선 밀레니엄 팔콘을 되찾은 한 솔로는 츄바카에게 말한다. "츄이(츄바카의 예명), 우리가 집에 왔어." 예고편으로 이미 공개된 장면이지만 이 장면은 완성된 영화에서 더 큰 전율로 다가온다. '스타워즈' 시리즈가 진짜로 돌아온 것이다.
2005년 '스타워즈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 이후 '스타워즈' 시리즈를 스크린에서 다시 만날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조지 루카스 감독이 연출한 '스타워즈' 프리퀄 3부작(에피소드1~3)은 영화적 완성도에서 오리지널 3부작(에피소드4~6)에 못 미치는 작품들이었다. 희대의 캐릭터인 다스 베이더의 탄생 과정을 그렸다는 점을 제외하면 굳이 3부작이 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CG의 과도한 사용으로 오리지널 트릴로지의 감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점은 프리퀄 트릴로지의 가장 큰 패착이었다.
- ▲ 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앞선 시행착오를 의식한 듯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는 '스타워즈' 시리즈 본연의 감성을 이어가는데 초점을 맞춘다. CG의 인공적인 느낌을 최대한 배제한 점이 그렇다. 세트와 소품을 활용한 연출은 오리지널 트릴로지의 향수를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새롭게 등장하는 우주선 기체도 클래식한 느낌을 부각시켜 오리지널 3부작과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여기에 오리지널 3부작의 주인공들의 귀환까지 더해졌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제대로 된 귀환이다.
영화가 공개된 뒤 많은 이들은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를 '스타워즈 에피소드4: 새로운 희망'의 오마주라고 표현한다. 실제로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이야기 구조는 에피소드4를 고스란히 빌려왔다. 극 후반부 퍼스트 오더의 스타킬러 베이스를 향한 저항군의 공격 과정은 에피소드4의 데스스타 파괴 과정을 그대로 따른다. 물론 누군가는 이를 오마주가 아닌 스토리 복제로 치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스토리 자체는 신선함보다 익숙함에 가깝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스토리 라인이 아닌 새로운 캐릭터다. 레이(데이지 리들리), 핀(존 보예가), 카일로 렌(아담 드라이버)은 지금까지의 '스타워즈' 시리즈 속 인물과는 유사점을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캐릭터다. 레이는 놀라운 잠재력을 지닌 여성이고, 핀은 '옳은 일'을 위해 스톰트루퍼 군단에서 이탈하는 흑인이며, 카일로 렌은 열등감에 사로잡힌 악당이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는 익숙한 스토리라인을 빌려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동시에 현대적인 캐릭터를 등장시켜 새로운 팬층의 유입을 유도한다.
- ▲ 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스타워즈' 오리지널 3부작은 알고 보면 고전적인 스토리였다. 태생의 비밀을 알게 된 주인공이 자신의 운명과 마주하며 영웅으로 성장해 간다는 일종의 신화였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가 흥미로운 것은 현대적인 인물들에게 고전적인 운명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나올 두 작품은 운명과의 충돌과 갈등을 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기억의 잔상과 마주하며 두려움을 느끼던 레이, 충격적인 선택을 저지른 카일로 렌, 그리고 평범해 보이는 핀이 앞으로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만으로도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는 그 역할을 충분히 다 한 것과 다름없다.
영화는 에피소드6 이후 30년 뒤의 이야기를 그린다. 오리지널 3부작의 주인공이었던 루크 스카이워커(마크 해밀)도 전설이 됐다. 레이와 핀은 한 솔로에게 "루크 스카이워커에 대한 이야기가 진짜였냐"고 묻는다. 한 솔로는 답한다. "전부 다 사실이지." '영화사에 한 획을 새긴 SF 시리즈'라는 명성을 남긴 채 잊혀가던 '스타워즈' 시리즈는 이렇게 다시 부활했다. 12세 이상 관람가.
- ▲ 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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