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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블리비언 |
2억
관객 시대의 개막을 예고하며 천정부지로 치솟던 한국영화의 상승세가 이달 들어 주춤해지고 있다.
22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톰 크루즈 주연의 SF영화 '오블리비언'은 19~21일 전국에서 36만7022명을 불러모아 2주 연속 주말 흥행 정상을 달렸다. '승부사'
강우석 감독의 휴먼 액션물 '전설의 주먹'은 33만4593명으로 '오블리비언'을 맹추격했으나, 지난주에 이어 역전에는
실패했다.
올해 들어 외화가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기는 '오블리비언'이 처음이다. '웜 바디스'와 '지.아이.조 2'가
1위에 오른 적은 있지만, 모두 한국영화의 기세에 밀려 '한주 천하'로 그치고 말았다.
한국영화의 매출점유율도 하락세다. 2월
82%까지 솟구쳤던 매출점유율은 지난달 62%로, 다시 58%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하면 여전히 자국영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연초의 불같았던 기세는 다소 꺾인 게 사실이다.
한국영화의 발걸음이 조금 느려진 데는 우선 계절적인 요인이 있다고
관계자들은 분석한다. 새 학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바깥 나들이가 잦아지는 4월은 극장가의 전통적인 비수기로, 한국영화와 외화를 불문하고
관객수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불리한 대진운을 피하면서, 최대 성수기인 여름 시장을 겨냥하고자 하는 의도도 숨겨져
있다.
실제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이언맨 3'가 개봉되는 이번 주에는 한국영화가 단 한 편도 공개되지 않는다. '전국노래자랑'과
'몽타주', '미나문방구' 등은 다음달 초부터 차례로 개봉된다. 맞붙어봤자 승산이 없으므로 일단 비는 피하고 보자는 배급사들의 속내가
깔려있다.
한 투자·배급사의 관계자는 "예년 같았으면 5월 열리는 칸 국제영화제 초청작들의 국내 개봉을 앞두고 극장가가
시끌벅적했겠지만, 올해는 장편 경쟁 부문에 한편도 오르지 못해 이 마저도 찾아볼 수 없다"면서 "7월 '미스터 고'와 8월 '설국열차'가 베일을
벗을 때까지는 당분간 소강세가 계속될 것같다. 잠시 숨을 고르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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