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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

[2015년 산업 결산] 바닥찍은 조선업계 해법찾기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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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 LNG FSRU

[메트로신문 양성운 기자] 세계를 호령하던 국내 조선업계 빅3,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은 올해 조(兆)단위 적자를 내며 사상 최악의 위기에 몰렸다. 한 때 100달러를 웃돌았던 국제 유가가 최근 4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조선업계도 비상이 걸린 것. 여기에 중국의 추격과 경기침체까지 겹치며 혹독한 시기를 보냈다. 그러나 내년에도 힘든 한해를 보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조선업이 돌파구 찾기에 돌입했다. 

◆빅3 사상 최악의 손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 3·4분기까지 드러난 국내 조선 '빅3'의 누적 영업손실액은 대우조선해양 4조3000억원, 삼성중공업 1조5300억원, 현대중공업 1조2600억원이다. 이들의 적자 규모를 합하면 7조원이 넘는다. 4·4분기에도 1조~2조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세계 1~3위 조선사가 동시에 1조원 이상의 대규모 적자를 낸 것은 사상 처음이다. 

지난해 4700억원의 흑자를 냈던 대우조선해양은 4·4분기에 1조원 가량의 적자가 추가돼 올해 총 5조3000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4분기에만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등 3·4분기 누적 적자 규모는 1조5300억원에 달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조2500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낸데 이어 올해 3·4분기에도 9000억원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4·4분기에도 1000억~2000억원 가량의 적자가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이 2년 연속 적자를 내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조선3사 '칼바람' 계속 

천문학적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조선업계는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대처하고 있다. 비핵심 자산은 매각하고 혹독한 인적 쇄신을 단행하는 등 생존을 위해 뼈를 깎는 쇄신을 진행 중이다. 

금융당국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4조2000억원의 유동성 지원을 시작으로, 이달부터 단계적으로 인력과 조직을 축소하는 구조조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다른 대형 조선사도 내년부터 인력과 조직, 수주를 축소하고 중소 조선업체는 옥석을 가려 통폐합하는 절차를 밟게 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최대 1만여명의 인력이 2~3년 내에 감축될 것으로 관측된다. 

대우조선해양은 부동산 등 비핵심 자산 매각과 인적 쇄신 등이 포함된 1조85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이행 중이다. 이미 자회사인 FLC과 서울 신문로 건물, 보유 주식 등을 정리했고 서울 다동 본사 건물 등에 대한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최근에는 14인승 헬기도 다른 업체에 넘기는 등 팔 수 있는 것은 다 처분하고 있다. 

인적 쇄신 작업도 혹독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8월 이후 본사 임원은 55명에서 42명으로 30% 줄였고 희망퇴직과 권고사직 등을 통해 부장급 이상 고직급자 1300명 중 300명을 감축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최근 전 계열사 긴축 경영을 선언했다.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을 포함한 전 계열사의 급여 반납 등 인건비와 각종 경비 절약, 시설 투자 축소 등을 통해 5000억원 이상을 절감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인원 감축과 비효율 자산 매각 등을 단행하고 있다. 이미 지난 9월 인사에서 임원 10여명이 퇴임했으며 상시 희망퇴직을 통한 인원 감축을 진행하고 있다. 화성사업장 토지와 건축물을 310억원에 매각하는 등 생산과 직결되지 않는 비효율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차세대 먹거리 기술 개발 박차 

조선업체들은 구조조정과는 별도로 기술개발을 통해 침체를 타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들은 친환경·고효율 선박인 에코십, 조선업의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른 스마트십(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선박) 등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해양플랜트 부문에서는 기자재 국산화와 자재·설계 등의 국제 표준화를 이끌어 내 수익성을 확대할 방침이다. 

국내 조선사 가운데 가장 먼저 스마트십 개발에 나선 현대중공업은 현재 201척의 스마트십을 수주, 이중 120척을 인도한 상태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주변 선박 운항 정보, 항로 주변의 기상 상황 분석, 연비·배출 가스 등의 기능을 추가로 적용한 2세대 스마트십을 개발 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말 ▲선박 내부 및 육지에서도 가능한 선박 모니터링 장치 LiNGC ▲연료소비량을 최적화시키는 프로그램 ▲유지·운영비를 낮춰주는 설비 관리 솔루션 ▲IP기반 네트워크 통합 시스템 등 스마트십 기술을 연계해 진일보한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삼성중공업은 연료 소모량을 최소화하는 최적 선형 설계, LNG 추진선, 에너지절감장치(ESD) 등의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삼성중공업이 개발해 적용하고 있는 '세이버 핀'은 선박 외판에 장착하는 구조물로, 선체 주변 물의 흐름을 제어해 선박 운행에 필요한 연료를 줄여주는 대표적인 연료절감 장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조선업계 한파는 쉽게 녹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고의 경쟁력 확보와 수익성 개선을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해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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