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우면 출근하세요!"
정신 나간 소리같지만 이 말이 정답인 회사가 있다. 기업 차원에서 임직원들의 더위를 최소화하기 위해 독특한 시설 이른바 '쿨링존'을 마련한 경우다.
사내에 수영장을 들여놓은 회사부터 더위를 잊도록 공포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을 배치한 곳도 있다. 배려받고 있다는 것을 느낀 근로자들의 애사심은 나날이 커지고 업무 성과도 향상되고 있다.
무더위에는 물놀이가 최고다. 게임개발사 아이덴티티게임즈는 사내에 실내수영장을 갖춰 여름철 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이 회사는 사옥 내에 25m, 4개 레인 규모의 실내수영장 시설을 완비하고 있다. 직원이라면 누구나 정해진 시간에 수영을 즐길 수 있으며 전문 강사가 상주, 강습을 받을 수도 있다.
락커룸과 샤워실은 물론 같은 층에는 24시간 이용 가능한 헬스장도 있어 여름철 더위도 피하고 건강도 지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휴가철인 7·8월 두 달간 사내 수영장과 복지 포인트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카페테리아를 임직원 가족들에게도 개방해 온 가족이 함께 회사 안에서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다.
전동해 아이덴티티게임즈 대표는 "회사의 가장 큰 자산인 직원들이 여름철에도 쾌적한 근무환경 속에서 지치지 않고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직원 가족들 역시 회사의 구성원인만큼 이들에게도 수영장 등 사내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앞으로 자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커뮤니케이션 솔루션 업체 넥서스커뮤니티는 50개의 좌석과 150인치 스크린을 갖춘 영화관을 운영하고 있다. 여름철에는 오싹한 공포 영화를 보면서 더위를 잊는다.
특히 이 영화관은 공연장으로도 쓸 수 있어 사내 밴드 정기 연주회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며 한 직원은 이곳에서 프로포즈 이벤트를 펼쳐 결혼에 골인하기도 했다.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공간을 색다른 '쿨링존'으로 꾸민 곳도 있다. 보안소프트웨어 전문업체 안랩은 판교 사옥에 옥상정원과 고대 로마식 계단을 설치해 직원들이 무더위를 피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1층 로비에 자리잡은 일명 '안랩 계단'은 로마의 계단을 연상시키는 공간으로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모여 휴식을 취하고 대화를 나누며 창의력을 키울 수 있도록 했다.
또 10층부터 옥상까지 이어지는 공간을 정원으로 꾸며 뜨거운 도심에서도 직원들이 최대한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카톡을 서비스하는 카카오는 책상 사이의 파티션을 없앤 뒤 킥보드를 타고 사무실을 돌아다닐 수 있게 했다.
카카오는 지난달 가입자 1억명 돌파를 축하하기 위해 400여명의 전직원을 하와이로 데려가 와이키키 해변의 시원한 바닷바람을 만끽하게 했는데 지금은 사무실에서 킥보드 특유의 속도감을 즐기면서 직원간 소통도 원활하게 하도록 하고 있다.
카카오에 근무하는 이기연 씨는 "말로만 '직원은 가족'이 아니라 이를 실행하는 회사에 소속됐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대기업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와도 관심이 없을 정도"라고 애사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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