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면 어김없이 돌아오는 미국 최대의 쇼핑시즌을 앞두고 글로벌 증시가 기대감에
부풀었다. 최근 온라인 쇼핑이 보편화되면서 미국 연말 쇼핑시즌은 한국 등 아시아 소비자에게도 좋은 물건을 싸게 살 기회가 된다. 이 기간 접속자
폭주로 서버가 다운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 다른 나라로부터의 접속을 차단하는 미국 온라인 쇼핑몰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소비가 예년만큼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며 기대치를 낮추는 추세다.
올해 연말 쇼핑시즌에서 미국인들은 지난해보다 돈을 덜 쓴
전망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전미소매업협회(NRF)가 지난달 1~8일 미국 소비자 64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미국 소비자들은 올해 연말 소비 기간에 1인당 평균 738달러(78만3000원)을 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시즌(752달러)보다 2%(14달러·1만5000원)가량 줄어든 액수다.
미 연말 쇼핑시즌은 11월 넷째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부터
시작해 그 다음날인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11월 다섯째주 월요일)까지 이어지는 '추수감사절 연휴'와 크리스마스, 신년 연휴까지 합쳐 약
한달간 이어지는 기간을 말한다.
이 기간 미국인들은 1년 쓸 소비액의 20%를 쓴다. 따라서 이때 장사가 잘 되는 업종은 글로벌
증시에서도 '연말 소비 특수 수혜주'로 꼽힌다.
실제로 미국 S&P500지수는 2000년 이후 매년 11~12월에 평균
0.65%, 1.11%씩 올랐다.
미국에 반도체나 단말기 생산업체, 유통, 의류, 광고 관련 기업 등 소비재를 수출하는 한국
기업도 수혜 대상이다.
하지만 올해엔 다소 기대감을 낮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미국 정부의 셧다운(부분업무 정지)으로
얼어붙었던 미국인들의 소비 심리가 채 풀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 금융가에선 이미 이를 반영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인 모간스탠리는 이번 쇼핑기간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가 미국인
10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0%가 셧다운으로 지출을 줄일 예정이라고 답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의견이
엇갈린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미국의 1인당 실소득이 거의 증가하지 못하고 있다"며 "고용 회복이 미약하고
실질소득도 낮아지는 것을 보면 연말에 현재 수준을 뛰어넘는 강한 소비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반면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토대가 된 설문조사 등이 셧다운 기간에 진행됐으므로 당시 미국 소비자들의 심리가 최악이었을 게
자명하다"며 "소비심리 등 경기지표를 보면 특정 이슈에 급락했다가도 다음달 곧바로 반등하며 V자형 회복을 보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김현정기자
hjkim1@metroseoul.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