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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박상진의 트렌드읽기] 감동을 줬던 최근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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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청년이 공원에 벤치에 피켓을 세워놓고 앉아 있다. 피켓에는 '여러분, 나는 당신의 이야기를 모으는 중입니다'라고 쓰였다. 이 '낯선 사람 프로젝트(Strangers Project)'는 '이름 모르는 낯선 사람에게 삶에 대한 무언가를 나눠달라고 하면 공통점이 있을까'라는 궁금증에서 출발됐다. 일 중독자로 살다 암에 걸려 투병하다 삶에 기준을 바꾼 여자의, 뉴욕을 거쳐 디즈니랜드에 가려 했으나 언니가 입원하는 바람에 9개월 째 뉴욕에 머물게 된 9살 소녀의 이야기는 웹사이트와 페이스북에 올려졌다. 사람들의 과거(History)는 의미 있는 이야기(Story)로 치환됐다.

브라질 상파울루 거리에 용광로가 등장했다. 젊은 카타도르(Catador, 고물 수거인)는 거리에 널린 야자수 잎과 벽돌, 공사장 모래 등을 이용해 주형을 만든다. 여기에 버려진 캔을 모아 용광로에 녹인 주물을 붓는다. 주물이 식으면 근사한 알루미늄 의자가 완성된다. '캔 시티(Can City)'로 명명된 프로젝트는 완성된 제품도 인상적이지만, 고물 수집에서 제품 생산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디자인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손수레를 끌고 거리의 폐품을 거두는, 도시 내 재활용의 80%를 담당하는 사람들의 삶이 또 다른 차원의 가치창출 통로였다.

카페에서 마주 앉은 사람이 끊임없이 핸드폰을 만지작거린다면 어떨까? 우리는 이미 '그 정도 쯤이야'로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자다트 이브라임(Jawdat Ibrahim)은 예루살렘에서 운영 중인 아부 고시(Abu Ghosh)에 새로운 할인 규정을 세웠다. 식사를 하는 동안 문자나 전화 등을 하지 않고 사람을 마주하는 것에 집중할 경우 식사비의 50%를 깎아 주는 것이다. 운영자는 밥도 먹지 않고 스마트폰에 빠진 행위는 제2의 흡연과 같다며 사람들에게 경계를 당부했다. '내가 책임질 테니 핸드폰 좀 그만 보지'라고 말하고 싶은 순간이 점점 많아지는 요즘이다.

'I' 트렌드가 불붙기 시작했다. 두드러지는 현상은 근원적 희소성을 찾으려는 흐름이다. 사람이 가진 감성과 가치 중에서 태초부터 있었던 것들에 대한 추적과 재해석, 현실화다. 사랑, 우정, 믿음, 책임과 같이 순수한 에너지를 삶의 기준으로 삼으려는 것이다. 당신이 누군가에게 감동을 줬던 최근의 일은 무엇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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