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는 화려한 컬러가 본색을
드러낸다.
올봄 최악의 경제 위기로 침체된 분위기를 띄우려는 듯 알록달록한 '캔디 컬러'가 뷰티·패션뿐 아니라 주방·가전 등 라이프
전 분야에서 색을 밝히고 있다.
색채 전문가들은 화사한 색상이나 이미지로 마음을 위로 받으려는 심리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는 "불황에는 적은 비용으로 개성을 나타내고 기분을 전환할 수 있는 '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면서 "이처럼 색깔 아이템에 지갑을 여는 '컬러 소비'가 가속화되면서 강렬한 원색이 올해 산업 전반에 트렌드 컬러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핑크 립스틱·컬러 팬츠 열풍
지난 겨울부터 여성들의 입술은 상큼한 핫핑크로 물들었다. 맥(MAC)·슈에무라
등 주요 뷰티 브랜드들은 '캔디 얌얌' '강남 핑크' 등 다양한 톤의 분홍 립스틱을 잇따라 선보이며 '완판'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는 오렌지 컬러가 새롭게 떠오르는 중이다. 맥은 봄·여름 시즌을 맞아 윤은혜의 오렌지 메이크업 화보를
공개했다. 맥 관계자는 "봄·여름 시즌 오렌지 컬러가 세계적으로 메가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며 "여성들에게 생기발랄함, 에너지, 개성,
모던함을 선사하는 컬러"라고 소개했다.
블랙·블루 일색이던 바지 역시 무지개 빛깔을 입었다. 백화점 캐주얼 매장에서는 눈에 확 띄는
형광색의 팬츠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SPA브랜드 에잇세컨즈 마케팅팀 이신애 과장은 "이번 시즌에는 은은한 파스텔톤부터 강렬한 원색까지
화려한 컬러 팬츠가 대유행"이라며 "특히 그동안 무채색 위주였던 남성 바지에도 튀는 컬러가 대거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주방·식탁에도 '색의 향연'
단순 생필품으로 여겨졌던 주방용품 역시 컬러풀한 아이템이 대세다. PN풍년의
관계자는 "화려한 주방용품은 부엌을 화사하게 꾸미는 인테리어 기능은 물론 뇌를 자극해 식욕을 돋운다"며 "이제 색은 주방용품의 디자인에 멋을
더하는 것뿐 아니라 음식의 맛과 건강을 지켜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형형색색 냄비와 그릇이 인기를 끌자 이마트는 최근
컬러 주방용품의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렸다. 실제로 오렌지·블루·라인 등 튀는 색상의 냄비일수록 매출이 잘 나온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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