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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브렉시트·저유가 악재에 급브레이크 걸린 일본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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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저유가 악재에 급브레이크 걸린 일본 기업들

▲ 도요타 4세대 프리우스의 주행 모습. 미국서 친환경차 시대를 열었던 프리우스는 저유가로 인해 매출이 급락했다. /도요타

일본 기업들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저유가 장기화 등 글로벌 악재로 인해 세계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교두보로 삼았던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해 그간의 막대한 투자가 물거품이 될 위기를 맞았다. 영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은 현재 브렉시트 협상을 벌이고 있는 영국 정부와 EU에 무역, 관세, 투자, 금융, 고용 등 관련 분야 전반에 걸쳐 현행 수준의 자유 보장을 요구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영국에서 빠져나가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미국에서는 도요타, 닛산 등 친환경차로 미국 시장을 공략해온 기업들이 저유가로 인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현재 영국 내에서는 일본기업들의 경고를 다룬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메트로영국은 "일본 친구들이 브렉시트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가 발간한 15쪽 분량의 문서에 이같은 우려가 잘 나타나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문서는 영국 정부와 EU에 대한 일본 기업들의 요구사항이 담겨 있다. 

메트로영국이 공개한 문서에서 일본 측은 "수많은 일본 기업들이 영국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고, 영국을 포함해 유럽을 가로지르는 밸류 체인(기업 활동의 단순한 집합이 아닌 관련성을 가진 활동들의 체계)을 구축해 왔다"며 "우리는 영국이 이같은 사실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책임있는 자세로 대응해 우리 기업들이 당할 피해를 최소화 해주기를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했다.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은 영국을 유럽시장에 대한 교두보로 삼기 위해 지난해에만 유럽에 대한 투자의 절반을 영국에 쏟아부었다. 닛산, 히타치, 후지쯔 등 글로벌 기업들을 포함해 일본 기업들이 영국에서 소유하고 있는 회사가 1000여개, 고용한 인원만 14만명에 달한다. 영국에서 영업 중인 일본 기업의 수는 1만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텔레그래프는 "닛산의 경우 80년대부터 영국에 투자해 매년 50만대의 차량을 생산한다. 대부분 수출용이다. 브렉시트 협상에서 영국과 EU간 자유무역을 지켜내지 못할 경우 닛산은 곤경에 처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브렉시트로 인해 지금까지의 막대한 투자가 물거품이 될 위기를 맞자 일본 기업들이 정부를 움직여 강력한 어조로 영국과 EU를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글로벌 환경 변화로 인해 일본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은 이것만이 아니다. 저유가의 장기화로 잘 나가던 일본의 친환경차 제조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대표적인 친환경차 시장인 미국에서 승승장구해 온 도요타와 닛산은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지난달 매출이 뚝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달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차량인 프리우스의 매출은 전년 대비 26% 하락했다. 또한 닛산의 전기차인 리프 역시 지난달 매출이 전년 대비 36%나 감소했다. 특히 프리우스의 경우 1990년대 미국서 첫 선을 보일 당시 선풍을 일으키며 친환경차량 시대를 활짝 연 주역이었지만 저유가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캘리포니아 최대 도요타 매장의 브렌든 해링턴 대표는 WSJ에 "휘발유 가격이 1갤런(약 3.8리터) 당 3달러에도 못 미치면서 전체 시장이 경트럭과 SUV로 이동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테슬라의 전기차라는 강력한 경쟁자의 급부상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 투자 헤지펀드인 시에나 카니코 캐피탈의 크리스 레들은 "프리우스는 연비와 기술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스타일링에 대한 노력은 적었다"며 "돈이 있는 사람들은 테슬라를 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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