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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삼성의 전기차 SM3 Z.E./르노삼성
제공. | 전기차에 남다른 애착을 보인 르노와 르노삼성이 드디어 한국에서도 전기차 보급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르노삼성은 12~13일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제주특별자치도에서 SM3 Z.E. 시승회를 열고 전기차 사업 전반에 관한
설명회를 가졌다.
르노삼성의 대규모 전기차 시승회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기자는 SM3 Z.E.를 시승하는 것이 이번으로 세
번째다. 2011년 11월 스마트 그리드 엑스포에서 국내 기자 중 가장 먼저 시승했던 이 차는 경차급에 머물러 있는 국내 경쟁사와 달리 상용화된
준중형 전기차의 성공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다.
두 번째로 열린 2012년 시승회는 서울 근교에서 이뤄졌다.
이번 행사는 전기 충전소가 많이 보급된 제주도에서 이뤄진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기술적으로는 2012년 시승회에 나온 차와 달라진 게 없다.
다만 2012년에 공개했던 차가 일본 AESC의 배터리를 사용한 반면, 국내 양산 모델은 LG화학의 배터리를 사용하는 게 차이점이다. 그러면서
24kWh 용량이던 배터리 용량이 22kWh로 조정됐다.
시동을 거는 대신 전원을 넣고 가속 페달을 지그시 밟으면 차는 미끄러지듯
달려 나간다. 가속감은 빠르다. SM3 1.6의 0→50km/h의 가속시간이 5.9초인 반면, SM3 Z.E.는 4.1초에 불과하다. 이는
엔진과 달리 출발부터 최대토크를 내는 전기차의 특성 덕분이다. 속도가 올라가도 소음이 거의 없고 무단변속기 덕에 부드러운 변속감을 주는 점도 이
차의 특징이다. 최고시속이 135km로 조금 낮긴 하지만, 일상 주행에서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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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속충전기를 이용하면 3~4시간 만에
완충된다./르노삼성 제공. | 물론 단점도 있다. 추가된 배터리 무게가 250kg이고,
케이스를 포함하면 280kg에 이르기 때문에 차체가 묵직한 감각이 있다. 또한, 배터리 교환을 위해 수직으로 배터리를 배치하다보니 트렁크가
300ℓ로 줄어들었다.
전기차를 운용할 때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역시 충전 시간과 인프라, 충전 비용이다. 교류(AC) 방식을
이용하는 SM3 Z.E.는 AC 7kWh 완속충전기를 이용할 때 3~4시간이 걸리고, AC 43kWh 급속충전기를 사용하면 30분 만에 80%의
용량을 충전할 수 있다. 일명 '카멜레온 테크놀로지'로 불리는 르노의 특허 기술을 이용해 AC 3kWh 완속충전부터 AC 43kWh 급속충전까지
다양한 방식을 이용할 수 있는 점이 돋보인다.
물론 급속충전이라 해도 30분이면 짧은 시간이 아니다. 르노삼성은 이를 '퀵
드롭(Quick Drop)'이라는 고유의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는 건전지를 교환하듯이 다 쓴 배터리를 빼고 충전된 배터리로
교환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사용 수명이 제각각인 다른 배터리가 혼용되므로 개인에게 적용하기는 무리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은 렌터카나 택시에
특화된 방식으로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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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를 통째로 교환하는 퀵 드롭 방식./르노삼성
제공. | 이번 행사에서 방문한 퀵 드롭 교환 시설은 반자동 시스템이다. 1분밖에 안
걸리는 전자동 시스템에 비하면 시간이 더 걸리는 게 단점이지만, 전자동 시스템은 대당 15억원에 이르러 섣불리 투자에 나서기가 힘들다.
이스라엘과 네덜란드에만 보급이 머물고 있는 이유도 초기 투자비용 대비 이득이 적어서다. 대신 반자동 시스템은 대당 5억원에 이르는 설비인데,
국산화를 이루면 2억5000만원으로 떨어진다. 이렇게 될 경우 보급이 늘어날 것으로 르노삼성은 보고 있다.
SM3 Z.E.는
SM3 가솔린 모델보다 조용하고 부드러운 주행이 인상적이었다. 개발 초기 6400만원이던 가격은 세제 혜택으로 4200만원까지 떨어졌고,
지자체에 따라 최대 2300만원(제주도의 경우)까지 지원받는다. 따라서 기존 준중형차와 엇비슷한 가격으로 운행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경쟁사인 기아차가 레이 EV를, 한국GM은 스파크 EV를 내놓으면서 국내 전기차 시장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르노삼성은 국내
유일의 준중형 전기차로 시장을 리드한다는 계획이다. 기아차는 2014년에, 현대차는 2015년에 준중형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어서 당분간은
르노삼성이 앞서가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은 2014년에 4000대의 SM3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고 그 가운데 절반가량을 택시로
보급할 계획이다. 폭스바겐 출신의 '영업의 달인'인 박동훈 부사장이 보급을 장담하고 있어 르노삼성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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