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공개했다. 해당 교과서는 '중학교 역사' 1, 2와 '고등학교 한국사'다. 지난해 11월 확정고시 이후 1년만이다.
지금까지 국정 교과서를 두고 "유신과 신군부를 미화할 것"이라는 우려와 "기존 검정 교과서는 좌편향돼왔다"는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1982년 교과서는 신군부의 5공화국 출범을 두고 "이제 대한민국은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안고 우리 민족의 무한한 힘과 능력을 세계사에 펼 기반을 다지고 있다"고 서술했다.
교과서 검정제는 김대중 정부 때 시작해 2011년 이명박 정부 때는 완전검정제로 정착됐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바르게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이라며 국정 교과서 도입을 추진했다. 정부가 하나의 역사를 보급해 학생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줘야 한다는 논리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8일 "대한민국 학생이 우리 역사에 자부심을 갖지 못하고 정통성에 의문을 품으면 미래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갈등 해소"와 "국민적 통합"을 강조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가운데 국정 교과서를 발행하는 나라는 터키와 그리스, 아이슬란드 등 3곳이다.
정부가 보안을 유지했던 집필진 명단도 이날 교과서 현장검토본과 함께 공개됐다. 28일 교육부가 공개한 국정교과서 집필진은 31명이다. 고교 한국사에 27명, 중학교 역사교과서에 31명이 참여했다. 대부분이 두 교과서 집필에 동시에 참여했다.
선사와 고대는 대표 집필자로 이미 공개됐던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등이 참여했다. 현대사에는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한국 근·현대사에 정통 역사학자가 없다는 점이 도마에 올랐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을 주로 연구한 정치학자다. 현재 대통령자문기구인 민주평통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을 맡고 있어 '관변'이라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있다.
동국대에서 한국경제사를 연구해온 김낙년 교수는 '식민지근대화론'의 중심에 있던 낙성대경제연구소를 이끌었다. 일제 강점기와 박정희 정부 시기의 경제성장을 각종 데이터로 실증하는 작업을 해왔지만, '뉴라이트' 성향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현장검토본은 누구나 볼 수 있다. 그러나 의견을 남기려면 공공 아이핀이나 휴대전화로 본인 인증을 해야 한다. 역사 교사는 교육부 행정전자서명(EPKI)으로 인증하면 된다. 그러나 해당 의견은 교육부 관계자들만 볼 수 있어 의견 수렴 방식도 '깜깜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교육부는 다음달 23일까지 온라인 의견을 수렴하고 12월 중 '대한민국 수립' 표현 등에 대한 학술 토론회도 연다.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은 내년 1월말께 공개된다.
교육부는 여론을 살펴 '올바른' 역사교과서 최종본의 현장 적용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다. 현장 적용 방안으로는 일부 시범학교에 먼저 적용하는 방안과 검정교과서 혼용 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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