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라면 피해갈 수 없는 게 바로 '집안 정리'다. 인테리어를 아무리 예쁘게 꾸며도
살림살이가 곳곳에 많이 드러나면 어수선해 보인다. 하지만 주방 물품을 효과적으로 정리해 주는 '수납걸이'부터 '교자상·진공청소기 수납장'
'인출형 빨래 건조대' '자전거 거치 신발장' 등이 등장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예전엔 그저 상상만으로 만족했던 수납 제품들이 주부들의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런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눈썰미 좋고, 깐깐한 주부들 머릿 속에서 모두 나왔다.
◆ GS건설 등
주부자문단 운영
대형 건설사들이 경기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주부표 아이디어'를 적극 반영하기 시작했다.
천편일률적인 아파트들이 다시 태어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 2005년부터 주부자문단 '자이엘'을 만들어 상품 개발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 현재 '자이엘'에서 활동 중인 주부자문단은 모두 7명. 건축 전공자부터 광고업계 근무자, 컬러리스트까지 다채로운 이력의 소유자들이
많다.
대학에서 의상디자인을 전공한 주부
조영애(45)씨는 평소 아파트와 주거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 '자이엘'에서 활동하게 됐다고 한다. 조씨는 "모두 실생활을 바탕으로 한 주부들의
머리에서 나온 제안들"이라며 "주부들의 불만이 없었다면 탄생 못했을 제품들이다"고 소개했다. 1남1녀를 둔 주부 고영미(45)씨도 "주부들
입장에서 생각했던 아이디어들이 실제 아파트에 적용돼 더욱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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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자상
수납공간 | '자이엘'이 내놓은 대표적인 아이디어는 '교자상 수납공간'이다. 아파트
거실이나 베란다 한쪽에 보관하기 마련인 크고 무거운 교자상은 주부들의 골칫거리 중 하나다. 고씨는 "교자상은 손님맞이, 제사 때나 가끔 쓰는데,
마땅히 둘 곳이 없다"면서 "주방 옆 자투리 공간에 교자상이나 빨래건조대, 병풍 등을 보관할 수 있는 수납장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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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우더룸
화장대 | 이들의 아이디어는 안방 파우더룸에서도 빛을 발했다. 조씨는 "파우더룸 화장대에
보석함처럼 뚜껑을 위로 올려 여는 서랍장을 넣어 화장품이나 각종 보석 등을 깔끔하게 수납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서랍장 뚜껑을 닫으면 화장대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부표 아이디어는 이 뿐만이 아니다. 아파트 내 텃밭 공간, 지하주차장 쇼핑카트 설치,
아파트 관리비 절약 등 기발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고씨는 "아파트내 일부 공간에 텃밭을 마련했더니 주부들 반응이 너무 좋았다"며 "매주 직거래
장터를 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장터를 통해 나온 임대 수익으로 관리비를 절약 할 수 있는 아이템도 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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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실장 낙하방지
가이드라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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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용 소변기
| GS건설 외에도 SK건설, 삼성물산 등도 주부자문단을 운영하고 있다.
SK건설은 '행복크리에이터'란 이름의 주부자문단을 운영 중이다. 대표적인 주부 아이디어는 세탁프렌들리 욕실과 수납형 휴지걸이, 자전거
수납장, 미스터캐비넷 등이 있다. '수납형 휴지걸이'는 욕실 변기 옆의 휴지걸이를 서랍장 처럼 만들어 휴지 걸이를 열면 그 뒤에 휴지들을
보관하는 공간이 나온다. '자전거 수납장'은 자전거 타기가 취미인 주부의 아이디어에서 탄생했다. 아파트 복도 등에 보관할 수밖에 없는 자전거를
집 안에 편리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신발장에 자전거 거치 공간을 마련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주택 시장이 공급자 위주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변하면서 차별화된 상품 개발이 중요해졌다"면서 "주부들의 참신하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김민지 김현정 기자 minji@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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