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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

월지급식 상품 주춤...노후에 월급 받으려다, 깡통 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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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원 이모(47)씨는 2년 전 월지급식 펀드에 가입했다. 넣은 돈만 6000만원이다. 국민연금만으론 노후 대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매월 받는 돈이 30여만원 남짓이지만 생활비로는 보탬이 됐다. 하지만 지난해 이후 증시가 내리막 길을 걸으면서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되면서 이마저도 받을 수 없게 됐다. 이씨는 "원금 손실에 수수료까지 걱정"이라며 "이대로 가다간 원금까지 까먹을것 같아 환매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저금리 시대에 노후대비 상품으로 각광을 받았던 월지급식 펀드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애물단지가 됐다. 

1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월지급식 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7.13%로 집계됐다. 연초 이후부터 최근 일주일까지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마이너스 상태다. 특히 최근 6개월 수익률은 -7.62%까지 떨어졌다.

◆월지급식 상품 확대 전망 

아시아태평양 지역(일본 제외) 주식에 투자하는 이스트스프링월지급아시아퍼시픽고배당, 글로벌하이일드채권에 투자하는 프랭클린월지급식미국하이일드, 해외자산배분 펀드인 프랭클린월지급미국인컴, 신흥국채권에 투자하는 하나UBS월지급식글로벌이머징국공채 등도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월지급식 펀드는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는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일본 투자자들은 오랜 기간 디플레이션을 경험하면서 원금이 손실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아직 그런 인식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1%대 초저금리를 맞아 국내에서도 월지급식 상품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B금융경영연구소 내놓은 '2014 한국 비은퇴가구의 노후준비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은퇴하지 않은 가구의 예상 노후자금은 월평균 237만원이다. 하지만 이들 가구가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돈은 한달에 94만원 수준으로 143만원의 격차가 발생한다. 

한국보다 먼저 고령화를 접한 일본에선 월지급식 펀드의 인기가 높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일본 펀드 전체 자산 113조엔 중 74조엔(65%)이 월지급식 펀드다. 한국은 전체 펀드 자금의 약 0.5% 정도에 불과하다.

◆"월지급식 상품은 장기투자해야" 

월지급식펀드에 투자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은 일시적인 등락이다. 투자한 국가나 자산의 부침에 따라 펀드 자산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상승장이 오면 분배금 이상의 수익을 낼 수도 있는 것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월지급식펀드는 주식형의 경우에도 인컴형 비중이 높은데 배당주 등 인컴자산은 시장 하락기에도 다른 주식에 비해 방어력이 좋아서 하락폭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월지급식 상품은 장기로 투자해야 하고, 연금이나 생활자금으로 꾸준히 안정적으로 받아야 하는 만큼 특정 국가 채권이나 고위험 회사채에 집중 투자하기보다는 다양한 고정 수익 자산에 분산하는 인컴형 상품을 골라야 한다.

또 월 분배금 지급 방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운용사마다 사전에 정해진 분배율 뿐만 아니라 분배금을 지급하는 기준일이 다르다. 인출 시점 등을 고려해 각자에게 적합한 상품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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