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달러 시대, 글로벌 자산시장 거품 붕괴 우려
- ▲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단말기를 들여다보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자산시장에서 거품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글로벌 자산시장의 거품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저금리와 양적완화로 인해 채권, 주식, 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지나치게 팽창했고, '슈퍼 달러' 시대가 도래하면 일시에 대규모 자금이 빠져 나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미 조짐이 나타났다는 지적도 있다.
1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년만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금리 인상을 준비하면서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며 "시장의 투자자들은 정크본드(고수익회사채) 시장의 악화와 에너지 가격 폭락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전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가 이어지자 많은 자금이 정크본드에 몰렸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정크본드 시장에서 회사채를 발행해 자사주를 매입하고 배당을 늘리는 한편,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하지만 미 연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기업들은 불어난 차입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게 된다. 이로 인해 회사채시장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지난 11일 미국의 정크본드 시장은 2011년 이후 하루 기준 최대 급락폭을 기록했다. 이날 미국 금융투자업계의 거물 칼 아이칸은 "정크본드 시장에서 유동성이 사라지고 있다. 다이너마이트 통이나 마찬가지다. 조만간이든, 나중에든 터지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원유와 가스 등 에너지기업들의 회사채는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에너지 기업들은 국제유가가 고공 행진을 이어온 최근 몇년간 유전과 셰일오일에 투자했다. 물론 투자자금의 상당수는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차입에 의존했다. 이들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정확한 파악이 어렵지만 회사채 발행이 크게 늘었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기업들의 순부채 규모는 2010년 810억 달러에서 올해 6월말 현재 1690억 달러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미 금리 인상이후 에너지기업에서 가장 먼저 문제가 터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국채시장도 조짐이 심상치 않다. 독일을 비롯해 유럽 주요국의 단기 국채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으며 미국 국채 수익률도 상당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채 수익률이 낮다는 것은 국채 가격이 높다는 의미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은 "미국 국채 금리가 지나치게 낮다"며 "(채권시장) 거품에 대해 매우 우려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최근 6년간 급격히 팽창한 주식시장도 우려되기는 마찬가지다. 전 세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배 가까이 늘었다. 글로벌 매크로 리서치 인스티튜트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릴 경우 미국 증시는 일시적으로 10∼3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경제는 타격을 받지 않겠지만 증시는 다른 문제라는 지적이다.
부동산 역시 실질 가치 상승보다는 각국의 양적완화에 힘입어 가격이 상승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글로벌 주택가격 지수에 따르면 2000년 당시 전 세계 주택 가격을 100으로 잡았을 때 올해 1분기는 151.31을 기록했다. 금융위기 이전인 2006년 4분기의 149.29를 넘어섰고, 2008년 1분기 159.88에 가까워진 수치다. 그만큼 거품이 끼었다는 의미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도 가라앉을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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